[25시]육상 ‘2011팀’ 구호만 요란한것 아닌지…

  • 입력 2007년 12월 1일 03시 02분


군복을 입고 도열해 거수경례를 한 선수들의 모습은 늠름했다. 얼굴엔 뭔가 해내겠다는 굳은 의지가 보이는 듯했다.

28일부터 30일까지 인천광역시 무의도 해변에서 열린 ‘2011년 육상 드림팀’의 실미도 해병 TKC 캠프 지옥훈련.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잘 준비하자며 대한육상경기연맹이 마련한 ‘정신 강화’ 특별 훈련이었다. 남녀 선수들은 힘든 유격훈련까지 받았다. 특히 여자 마라톤의 희망 이은정(삼성전자)과 ‘열두 살의 괴력 투포환 소녀’ 이미나(전북 함열초)도 훈련을 소화해 냈다.

이번 훈련은 ‘한번 해 보자’라는 모습을 보여 준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 그동안 육상은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으로 침체의 나락을 헤매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스포츠심리학자들은 “일회성 이벤트론 선수들의 마음 상태를 완전히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주기적인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는 “사회생활과 마찬가지로 스포츠에서도 장단기 목표를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물론 그때마다 포상 및 벌칙도 따라야 한다. 과거엔 ‘열심히 하자’고 독려만 했지만 요즘엔 구체적인 계획 및 실행만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육상연맹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사실 이번에 만든 ‘드림팀’도 거창한 포부와 달리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부족했다. 드림팀이 이달 초부터 미국 호주 케냐 등으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지만 이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기록 변화에 따라 어떤 ‘당근’과 ‘채찍’을 줄지에 대해선 얘기가 없었다.

비인기 종목의 대명사가 된 육상이 환골탈태하기 위해선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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