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 ‘이상 따로 현실 따로’

  • 입력 2007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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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앞으로 다가온 2008 베이징 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이 여전히 ‘안개 속’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4일 평양 백화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환송 오찬에서 “남북 단일팀은 합의문에는 안 나와 있다”는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의 질문에 “응원단으로만 간다”고 답했다. 사실상 남북 단일팀 구성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김 회장은 5일 남북 단일팀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문재덕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에게 △남북 단일팀 구성 △서울과 휴전선을 넘어 평양, 베이징으로 올림픽 성화 봉송 △한민족체전의 격년제 개최 등을 제안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는 것.

김 회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스포츠에 정치가 개입하면 어려워지니 단일팀은 스포츠 쪽에서 풀도록 하자고 했다. 조만간 남북 단일팀과 관련한 서신을 교환한 뒤 이달 중 실무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남북 체육계가 그동안 4차례나 단일팀 구성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 특히 구기종목에서 남측은 ‘실력 위주의 선발’을, 북측은 ‘5 대 5 같은 수 구성’을 고집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 단일팀을 단시일 내에 꾸리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체육 관계자는 “여자 축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구기종목은 남한이 북한보다 수준이 높다. 북한의 요구대로 선수를 절반씩 구성하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단일팀에 대한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았는데 체육 실무자가 이를 합의하기는 더욱 어렵지 않겠느냐”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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