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리옹, 볼턴 1대0 꺾어 18억짜리 ‘피스컵’ 안아

  • 입력 2007년 7월 22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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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드리블, 짧은 패스로 이어지는 중원 돌파, 뺏긴 볼을 되찾으려는 투지, 한 치의 틈도 안 보이는 그물망 수비, 단 한순간도 느슨하지 않은 빠른 경기 진행….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유럽축구의 진수를 볼 수 있었다.

2007피스컵코리아 국제축구대회 결승에서 만난 프랑스 프로축구 최강 올랭피크 리옹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볼턴 원더러스.

스코어는 리옹의 1-0 승리. 골은 많이 터지지 않았지만 경기 내용은 '왜 유럽축구가 팬들을 사로잡는지'를 느낄 수 있는 한 판이었다.

1,2회 대회에서 연거푸 준우승에 머문 리옹은 프랑스리그 6연패를 이룬 전통의 강호. 명성에 걸맞게 경기 초반부터 볼턴을 몰아붙였다. 무엇보다 리옹은 포백 수비라인과 4명의 미드필더들이 일자로 2열로 배치돼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볼을 따냈을 땐 미드필더들이 일제히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며 정교한 원투터치 패스로 최전방으로 연결하는 전광석화 같은 플레이로 5만6000여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리옹은 전,후반에만 21개의 슈팅을 퍼부으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7분 왼쪽 엔드라인에서 카림 벤제마가 올린 크로스를 압둘 카데르 케이타가 헤딩으로 골대를 맞추면서 포문을 열었다. 리옹은 후반 들어 벤제마와 시드니 고부 대신 벤 하템 아르파, 밀란 바로시를 투입해 볼턴 문전을 공략했고 결국 경기 종료 5분 전 결승골이 터졌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수비수 2명을 달고 현란한 개인기를 펼치던 아르파가 살짝 뒤로 밀어줬고 킴 칼스트롬이 쇄도하며 왼발로 강력한 슈팅을 날려 결승골을 낚았다.

우승 상금 200만 달러(약 18억)를 거머쥐는 한방이었다.

비록 패했지만 볼턴의 '맞불'도 대단했다. 리옹의 파상 공세를 니키 헌트, 압둘라예 메이테 등이 짜임새 있는 수비로 막아냈고 니콜라 아넬카와 케빈 놀란, 케빈 데이비스 등이 기습적인 역습도 돋보였다.

이날 경기는 20일 '이벤트 쇼'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 서울(4-0 맨체스터 승리) 경기와는 질적으로 달랐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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