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운 잔디… 우승 꿈 미끄러질라

  • 입력 2007년 7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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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恨 풀겠다”2007 아시안컵 축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입성한 한국축구대표팀이 8일 세나얀필드에서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은 1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D조 예선 첫 경기를 벌인다. 자카르타=연합뉴스
“47년 恨 풀겠다”
2007 아시안컵 축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입성한 한국축구대표팀이 8일 세나얀필드에서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은 1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D조 예선 첫 경기를 벌인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어휴, 잔디가 정말….”

훈련을 마치고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이동국(28·미들즈브러)은 잔디 상태가 좋지 않다고 했다. 간간이 내린 비로 미끄러운 데다 발이 푹푹 빠질 정도라는 것. 잔디 잎사귀가 넓은 종류라 한국에서보다 미끄러운 느낌이 더하다는 것이다. 습한 날씨 속에서 선수들은 사우나에 들어갔다 나온 듯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다.

47년 만의 우승을 노리며 2007 아시안컵 축구대회에 출전한 한국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쿠닝안 경기장에서 7일 첫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8일 오전에는 비공개 훈련으로 조직력을 가다듬었고 오후에는 훈련 없이 휴식 시간을 가졌다.

이동국은 2000년 레바논, 2004년 중국 대회에 이어 아시안컵에 3회 연속 출전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2006년 독일 월드컵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아시안컵과는 인연이 깊다. 올해에는 왼 무릎이 부상 중인 상황에서도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출전했다.

잦은 부상으로 시련을 겪었던 이동국은 미끄러운 잔디 상태를 염려했다. 그러나 우승에 대한 자신감은 컸다. 그는 “우승하는 데는 문제없다”고 했다.

외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이천수(26·울산 현대)도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그는 “남보다 한 발 앞서 활약하고 싶다. 이번 한 달이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이 대회 동안 많은 걸 얻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유럽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배운다는 자세로 경기를 했지만 아시안컵에서는 우승이 목표다. 우리 팀은 누구든 베스트 11에 들 수 있을 정도로 전력이 고른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열악한 환경은 각국에 비슷한 고충을 안겨 주고 있다. 11일 한국과 맞붙는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단도 훈련 도중 그라운드 상황이 좋지 않아 부상하는 선수가 나올 것을 우려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주경기장의 잔디는 덜 미끄러운 종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1956년과 1960년 1, 2회 대회 제패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부터는 호주가 참가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밖에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이란 등도 우승을 공언하고 있다.

자카르타=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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