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장충고 유영준 감독 ‘눈물의 인터뷰’

  • 입력 2007년 7월 5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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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우승도 아닌데 장충고 유영준(45) 감독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황금사자기 우승 때 환하게 웃는 모습과 대조적이라 눈에 띄었다.

유 감독은 5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제6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천안북일고와의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후 "다시 이런 날이 올까 했는데 다시 오네요"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에 이어 황금사자기 2연패를 달성한 유영준 감독은 최원제가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힌 것에 대해 "원제가 지금 허벅지와 엉덩이 쪽에 근육통이 왔는데도 스스로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 선수 전체가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감독으로서 너무 고맙다"며 "애들한테 미안해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유 감독에 따르면 주전 내야수 김현우가 허리 부상으로 빠질 뻔했고 에이스인 최원제와 함께 원투펀치를 형성하는 박민석도 부상으로 준결승전까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실제 장충고는 첫 경기인 세광고와의 16강전부터 진땀을 뺐다. 잦은 실책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갔다가 10회초 김진철의 3타점 2루타로 8강에 합류한 것을 시작으로 배명고와의 8강전에서도 에이스 최원제가 2점 홈런을 허용하며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특히 광주동성고와의 준결승전은 피말리는 경기였다. 3-4로 뒤지다가 8회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든 후 연장12회말에 김경모의 끝내기안타로 승리한 것. 팀의 기둥인 박민석이 조기에 무너지면서 최원제가 3경기 21⅔이닝 동안 무려 349개의 공을 던졌다.

지난해 이용찬-이승우-전진호 투수 3인방을 졸업시킨 후 올해 전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그는 "항상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게끔 신경을 많이 썼다"며 "자꾸 격려해주고 선수들이 이를 잘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내년 황금사자기에 출전해 경남중학교(1947-1949) 이후 처음으로 대회 3연패를 노리겠다"며 날카로운 승부 근성을 드러냈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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