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님, 제발” 박주영 언론기피증에 구단 발 동동

  • 입력 2007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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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프로축구 FC 서울 관계자들은 인터뷰 때면 박주영을 ‘주영님’이라 부른다. 한사코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워 다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2일 터키 안탈리아의 서울 팀 전지훈련 캠프. 취재를 나온 터키 ‘릭TV’의 외메르 페르크 잔 기자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박주영을 인터뷰하려 했으나 하지 못했다.

잔 기자는 “매우 이상하다. 유럽에서는 아무리 슈퍼스타라도 경기나 훈련이 끝날 때면 인터뷰를 한다. 박주영의 태도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유럽의 축구선수들은 인터뷰에 적극적이다. 자신을 드러내고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주영은 언론 기피증에 걸려 있다. 그를 설득하기 위해 코치들이 나무라거나 홍보 담당자들이 진땀을 흘리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 구단은 지난해 선수들을 대상으로 프로선수와 미디어의 관계를 강의하기도 했다. 축구팬이 없으면 프로축구는 존재할 수 없으며 좋은 뉴스든 나쁜 뉴스든 팬과 프로축구를 연결하는 기반이 미디어라는 것을 강의했다.

박주영은 왜 언론을 기피할까. 구단 관계자는 “언론이 필요할 때만 입맛에 맞춰서 기사를 쓴다”는 그의 불만을 대신 전했다. 또 너무 많은 미디어가 인터뷰를 요청해 피곤하기 때문이라고. 평소 박주영은 “나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 축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재미있기 때문에 축구를 하는 것이다. 누가 뭐라든지 상관없다”는 취지의 말을 해 왔다.

그러나 혼자서만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또 인터뷰를 싫어하는 것과 주변의 관심을 외면하는 것과는 다르다.

안탈리아=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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