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렬, LG와 3년 재계약…17시즌째 한 유니폼 ‘외길’

  • 입력 2006년 11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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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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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작지만 세상은 크게 보는 선수예요.”

LG 내야수 이종렬(33·사진)의 별명은 ‘단추’다. 눈이 작아서 생긴 별명이다. LG의 연봉 협상 실무자인 임승규 과장은 23일 계약을 발표한 이종렬(33)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종렬은 이날 LG와 3년간 최대 9억6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2002년 말 4년간 계약금 5억 원에 연봉 1억5000만 원 등 총액 11억 원에 계약한 뒤 두 번째 다년 계약이다.

○ 구단 “있는 것 만으로도 가치” 연봉예우

이종렬은 올해 타율 0.252에 3홈런, 31타점을 기록했다. 올해까지 16년 동안 한 번도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더구나 올해 LG는 1990년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에 그친 터.

그러나 LG는 ‘평범한 선수’ 이종렬에게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다. 1991년부터 LG 유니폼을 입은 이종렬은 이로써 팀의 상징이랄 수 있는 김용수(16시즌) 코치를 넘어 팀에서 최장기간 뛰는 선수가 됐다. 3년을 모두 채우면 LG에서만 19시즌을 뛰게 된다. LG는 이종렬을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 16년간 3할 한번 못쳤지만 팀엔 활력소 역할

임 과장은 “그는 프로 의식을 갖춘 선수다. 항상 긍정적이고 성실하기에 팀에 있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종렬은 베풀 줄 아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시즌 중 수훈 선수로 뽑혀 상금을 받기라도 하면 곧잘 불펜 투수나 포수들에게 선물을 하거나 용돈을 주곤 한다. 모교인 장충고가 대통령배 고교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는 자비로 배트 수십 자루를 사서 보냈다.

이종렬은 스타급 선수는 아니지만 구단은 ‘프로 의식’과 ‘인간미’를 겸비한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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