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내 이름 옆에 태극기 붙여 주세요”

  • 입력 2006년 11월 21일 02시 56분


■ 총련계 출신 골퍼 백가화의 특별한 코리안 드림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는 낯선 이름의 한국 골퍼가 뛰고 있다. 백가화(27·사진)가 바로 그 주인공.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의 국적은 북한이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계 재일교포로 요시가주 하쿠라는 일본 이름으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 한국으로 귀화했다. 프로골퍼로 ‘코리안 드림’을 이루고 싶었기 때문이다. 백가화는 19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끝난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 개막에 앞서 대회 본부에 항의를 했다. 선수 프로필에 나오는 국적이 일본 또는 북한으로 돼 있었기 때문.

“난 엄연히 한국 사람입니다. 내 이름 옆에 태극기가 나오도록 해주세요.”

○ 작년까지 북한 국적… 골프 위해 귀화

‘백가화(KOR)’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캐디와 호흡을 맞춘 그는 4라운드 때 4언더파를 몰아치며 ‘맏형’ 김종덕(45·나노소울)과 함께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 최고 성적인 공동 25위를 기록했다.

15세 때 골프를 시작한 백가화는 히로시마의 총련계 조선학원에 다니던 1990년대 중반 평양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2000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올 시즌 처음으로 JGTO에서 풀 시드를 받았고 20일 현재 상금 41위(2578만 1032엔).

178cm, 85kg의 당당한 체구를 지닌 그의 희망은 한국 무대 데뷔. 김종덕의 추천으로 내년 시즌 2, 3개 국내 대회에 출전할 것으로 보여 그의 가슴은 벌써부터 설렌단다.

○ 한국무대 뛰는 게 꿈… 내년 출전 가능할듯

“한국에는 뛰어난 골퍼가 많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최고의 프로가 되고 싶어요.”

한편 총련계 출신으로 국내 스포츠 무대에서 뛰는 선수로는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안영학이 대표적이다.

미야자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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