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이 조용히 끝낼 것” “상승세 꿀맛 이어갈 것”

  • 입력 2006년 10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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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렬 삼성 감독(왼쪽)과 김인식 한화 감독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둔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선동렬 삼성 감독(왼쪽)과 김인식 한화 감독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둔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선수 시절 스승으로 모신 분이다. 감히 평가를 한다는 자체가 실례다. 김인식 감독님에 대한 나의 애정은 그동안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 이상이다.”(선동렬 삼성 감독)

“이제 감독 2년차 아닌가. 선동렬이 하면 누구보다 잘할 거란 주위의 기대 이상으로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이루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투수 운용은 선 감독에게 일임했을 정도다.”(김인식 한화 감독)

대망의 한국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둔 20일 대구시민운동장 2층 회의실.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해태의 수석코치와 에이스로 4년 연속 우승의 위업을 이뤘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 이어 올 초 WBC에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령탑의 만남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제자는 스승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재계약을 축하했고 스승은 제자에게서 ‘청출어람(靑出於藍·제자나 후진이 스승이나 선배보다 더 뛰어남을 이르는 말)’을 떠올리며 흐뭇해했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혹한 법. 이제는 스승이 제자에게 도전하는 입장. 두 감독의 웃음 속에 감춰진 비수를 끄집어내 보자.

먼저 승부의 분수령인 1차전의 선발 투수. 삼성은 배영수를, 한화는 류현진을 예고했다. 둘 다 최강의 카드. 배영수는 올 시즌 이름값에는 못 미쳤지만 한화를 상대로는 4경기에 나가 2승 1패에 평균자책 1.37을 올렸다. 류현진은 삼성전 6경기에서 5승 무패에 평균자책 1.62를 거둔 공인된 ‘사자 사냥꾼’. 선 감독은 “원래 브라운을 생각했지만 현재 배영수가 가장 컨디션이 좋고 큰 경기 경험도 많다”고 설명. 김 감독은 “류현진이 정규시즌 막판 체력이 떨어졌고 포스트시즌에선 흔들린 것처럼 보였지만 구위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승산에 대해서 김 감독은 “그건 돗자리 깔고 앉은 사람이나 알 것”이라면서도 “매 경기 접전을 치르고 올라오느라 체력 소모가 많았지만 사흘간의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6차전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선취점이 중요하다. 우리는 5, 6회까지만 리드하면 된다. 불펜이 조용히 끝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의 ‘지키는 야구’와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맞붙는 2006 한국시리즈. ‘사제 시리즈’이자 사상 첫 투수 출신 감독 간 맞대결로 관심을 끄는 이번 시리즈에서 마지막에 웃는 팀은 어느 팀일까.

대구=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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