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29홈런…김성근 코치가 본 이승엽

  • 입력 2006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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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이승엽은 ‘일본 야구’를 했다. 올해는 여기서 ‘일본’이 없어진 것 같다. 야구를 즐기면서 하고 있다.”

요미우리뿐 아니라 일본프로야구의 대표 타자로 떠오른 이승엽(30). 오늘의 이승엽을 만든 일등공신인 김성근 롯데 마린스 코치는 전반기를 마감한 19일 이승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 코치는 “요즘 이승엽을 보면 한국에서 야구를 하던 때의 심리상태로 경기에 임하는 것 같다. 현재 이승엽은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타자다. 일본에서도 단연 톱클래스다”라고 말했다.

불과 2년 전인 2004년. 이승엽은 일본 무대 첫해 타율 0.240에 16홈런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리고 그해 겨울 김 코치를 만났다.

혹독한 훈련이 시작됐다. 하루 1000번의 스윙을 하느라 손바닥이 여러 차례 벗겨졌다.김 코치는 “당시 승엽이는 ‘저는 해낼 겁니다’라고 울부짖으며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이듬해 이승엽은 30홈런을 쳐내며 일본 야구에 순조롭게 적응했다. 그러더니 올해는 몇 단계 올라선 타자로 성장한 것이다. 전반기 성적은 타율 0.323, 29홈런, 64타점.

김 코치는 “이승엽같이 좋은 타자에게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어떤 계기로 고비를 넘기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롯데에서의 2년이 없었다면 지금의 승엽이도 없었을 것이다. 본인 인생에 어마어마한 재산이 된 2년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일본프로야구의 코치가 된 김 코치는 이승엽이 요미우리로 떠난 올 시즌에도 롯데에 남아 순회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도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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