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언제든 뛰고 싶습니다.”
‘축구천재’ 박주영(21·FC 서울)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박주영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프랑스전을 기대했다. 그는 평소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다. 그런 선수와 함께 경기를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꿈은 무산됐다. 이제 월드컵 데뷔전조차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한국은 24일 스위스와 2006 독일 월드컵 G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지면 한국은 16강전 진출에 실패할 확률이 크다. 박주영이 스위스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한국이 스위스에 패한다면 박주영은 월드컵 데뷔전을 4년 뒤로 미뤄야 한다.
박주영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포지션 경쟁 때문이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 프로축구 최고의 스타인 박주영을 놓고 그동안 해외전지훈련과 각종 평가전에서 여러 포지션을 실험했다. 박주영은 중앙스트라이커에서부터 왼쪽 측면공격수 및 오른쪽 측면공격수까지 다양하게 뛰었다.
하지만 월드컵 직전인 4일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박주영은 상대의 거친 수비에 밀려 중앙에서 몸싸움을 제대로 못했다. 후방에서 넘겨준 공을 받아 끝까지 지켜내며 공격으로 나서든 혹은 패스를 하든 해야 했으나 자주 밀렸다.
측면공격수로 나설 때는 중앙공격수보다 수비 가담이 더 필요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중앙공격수에게 고립되더라도 위치를 고수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측면공격수는 상대의 오버래핑 등을 일차적으로 차단해야 하는 수비부담이 크다. 하지만 박주영은 수비 능력은 다소 처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몸 상태 좋다… 스위스전서 보여주고 싶은데”
포지션 경쟁으로 볼 때 중앙공격수는 몸싸움이 능한 조재진이 선발,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안정환이 조커로 나서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왼쪽 측면에서는 슈퍼스타 박지성이 버티고 있고 오른쪽에서는 상승세의 이천수가 있다. 박주영으로서는 쉽지 않은 경쟁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박주영은 ‘국내용’이 아닌 월드 선수로의 도약을 꿈꿔 왔으나 기대는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그는 “프랑스전에선 이호 형이 다치고 해서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후반에 설기현 안정환까지 모두 투입했고 다친 이호 대신 김상식을 투입하며 교체카드를 모두 썼다.
박주영은 훈련장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솔직하고 꾸밈없는 모습이었다. 출전 욕심을 굳이 강조하지 않았다. 그러나 “몸 상태는 언제나 좋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그동안 ‘아드보카트호’의 17차례 공식 평가전에서 8차례 선발 출전했다. 교체 멤버까지 포함하면 12번 출전. 박주영이 이번 월드컵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쾰른=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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