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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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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그라운드 휘젓기’ ▼
박지성의 ‘도발 정신’에 달렸다.
평소에 얌전한 박지성은 그라운드에만 들어서면 끝까지 공을 추격하는 투지가 대단하다. 박지성은 한국팀 전술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훈련해 오다 막판에 3-4-3 포메이션을 중점적으로 훈련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지성을 4-3-3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3-4-3에서는 측면 공격수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에서는 ‘엔진’답게 더 많은 휘젓기를 통해 상대팀 수비수를 자신 쪽으로 끌어들이고 다른 공격수들이 활동할 공간과 기회를 만들어 준다. 측면 공격수로 나설 경우 토고의 측면을 거세게 파고드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이때 토고 공격의 시발점인 측면 오버래핑에 의한 기습을 첫 번째로 차단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한국팀은 경기 도중에도 순간적으로 4-3-3에서 3-4-3으로 변환하는 훈련을 해왔다. 상황에 따라 맞춤형 포메이션으로 변환한다. 박지성은 그 변화의 중심이다.
토고는 중앙보다는 측면이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필요에 따라 박지성을 통해 토고의 취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박지성 휘젓기’의 성공은 그의 몸 상태에 달렸다. 박지성은 훈련 도중 왼쪽 발목을 다친 뒤 4일 가나전에서 특유의 폭발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11일 주변의 우려에 대해 “몸은 완전히 회복됐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어느 포지션에 쓰이는지는 감독님이 결정할 문제다. 첫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의지를 보였다.
프랑크푸르트=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아데바요르 ‘고공 플레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는 장신(190cm)임에도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성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 문전을 위협한다. 개인기도 뛰어나 수비수 한두 명은 쉽게 제칠 수 있다. ‘토고 전력의 50%는 아데바요르에게서 나온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최전방 공격수임에도 포지션에 구애 받지 않고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경기를 조율한다. 미드필드에서 어슬렁거리다 공을 좌우 측면으로 빼준 뒤 순간적인 스피드로 중앙으로 뛰어들어 가면서 크로스로 올라오는 공을 머리로 받아 넣는다. 이는 지역예선 12경기에서 아프리카 지역 최다골인 11골을 몰아넣은 아데바요르의 주요 공격 루트.
최근 월드컵 보너스 갈등과 오토 피스터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 등 어수선한 팀 분위기 속에서도 토고를 얕잡아보기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아데바요르라는 존재 때문이다. 2001년 프랑스리그 FC 메스 1군에 합류해 본격적인 프로 생활을 시작한 아데바요르는 AS 모나코를 거쳐 올해 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로 이적한 토고의 영웅. ‘토고판 박지성’인 셈이다.
하지만 아데바요르의 ‘입김’이 너무 센 게 토고의 최대 약점이기도 하다. 올해 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스티븐 케시 감독과 불화를 겪었고, 결국 토고가 3패로 예선 탈락해 케시 감독이 떠나는 빌미가 됐다. 아데바요르는 “피스터 감독이 떠났지만 우리는 끄떡없다. 우리는 축구를 위해 여기에 왔다. 최고 무대인 월드컵에서 토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 초반 그물압박… 조재진 중앙공격수 가능성▼
‘초반 압박으로 상대를 무력화한다.’
한국팀의 미드필더 이을용은 경기 초반 15분 이내의 압박이 경기의 흐름을 지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고의 초반 경기력이 약하기 때문에 특히 그렇다. 한국은 공격라인과 수비라인의 간격을 좁혀 상대가 개인기를 발휘할 공간을 주지 않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토고로서는 어수선한 팀 분위기 때문에 조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술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더욱 개인기에 의존할 것으로 보여 개인기를 원천 봉쇄할 수 있는 그물 압박이 필요하다.
토고는 중앙에 196cm의 수비수 다르 니봄베와 장폴 야오비 아발로가 버티고 있어 견고한 수비를 자랑한다. 중앙보다는 박지성 이천수 등 측면 공격에서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공격수 중 키가 큰 조재진(185cm)을 중앙 공격수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수비에서는 이전까지 훈련해 왔던 일자수비의 포백(4-3-3) 대신 수비 전문 김영철을 최종 수비수로 두는 스리백(3-4-3)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월드컵부터 오프사이드 규정이 완화됐기 때문에 한국 수비수들은 되도록이면 오프사이드 트랩 작전을 자제할 예정이다.
프랑크푸르트=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토고, 아데바요르 - 쿠바자 투톱 ‘화력 충전’▼
10일 오토 피스터 감독이 떠나는 등 올해만 사령탑이 두 번이나 바뀐 토고대표팀은 제대로 된 전력을 드러낸 적이 없다. 최근 치른 평가전에서도 상대들이 한수 아래인 리히텐슈타인이나 독일 현지 아마추어팀 등 약체라 본실력은 보여 주지 않았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 감독이 “최근 토고의 평가전에 주목할 게 없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토고의 전반적인 전력과 최근 평가전을 살펴보면 토고는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와 모하메드 카데르 쿠바자를 투톱에 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나설 전망이다. 미드필드엔 왼쪽부터 셰리프 투레 마망, 야오 아지아워누, 알렉시스 로마오, 야오 세나야를 세웠고, 포백 수비 라인엔 왼쪽부터 뤼도비크 아세모아사, 다르 니봄베, 장폴 야오비 아발로, 마사메소 창가이가 포진하는 대형을 최근 써 왔다.
아데바요르를 주축으로 하는 공격라인이 강하다. 순간적인 폭발력으로 미드필드부터 잽싸게 문전으로 파고드는 게 위협적이다.
하지만 수비라인이 약하다. 수비라인 조직력이 탄탄하지 못해 평가전에서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고 우왕좌왕하며 수적으로는 우위에 있으면서도 협력 수비가 안 돼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프랑크푸르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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