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월드컵]자이르지뉴… 호베르투… 축구의 神들을 만나다

  • 입력 2006년 6월 1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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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당시 펠레 호베르투 등과 함께 출전한 자이르지뉴(가운데)가 페루 골키퍼 루비뇨스(뒤쪽 넘어진 선수)마저 제치고 골문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1970년 당시 펠레 호베르투 등과 함께 출전한 자이르지뉴(가운데)가 페루 골키퍼 루비뇨스(뒤쪽 넘어진 선수)마저 제치고 골문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독일 초고속 열차서 만난 5명의 노인

2006 독일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다음 날인 11일 뮌헨에서 한국팀의 베이스캠프가 있는 쾰른으로 향하는 초고속 열차.

예약 번호로 좌석을 찾아가 보니 수수하게 차려입은 노인이 자리를 잘못 잡고 앉아 있었다. 5명의 친구와 동행하고 있던 노인은 미안하다며 바로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세히 보니 ‘세기의 스타’ 자이르지뉴(62)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할 당시 ‘축구황제’ 펠레와 함께 짝을 이루었던 스트라이커. 월드컵 3회 연속 출전에 월드컵 한 대회 6경기 연속 득점 기록의 주인공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호베르투, 브리투, 카를루스 알베르투 등이 앉아 있다. 갑자기 별들이 내려와 앉은 것 같다. 이들은 바로 역대 최강이라는 1970년 브라질팀의 생존 멤버들.

○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으로 뽑혀

최근 영국 BBC 라디오 방송은 축구전문가 30여 명의 자문과 청취자 3만여 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으로 바로 이들이 뛰었던 1970년 브라질팀을 선정했다. 펠레도 바로 이들의 동료였다.

올해 독일 월드컵 개막행사에 초청받은 이들은 마인츠 시에서 예정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러 가는 중이었다. 펠레는 다른 일정으로 빠졌다.

최근 월드컵의 논란 중 하나는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등이 포진한 현 브라질 대표팀이 과연 1970년 팀보다 뛰어난가’이다. 이에 대해 펠레가 “1970년 팀이 현 브라질 대표팀보다 낫다”고 말하자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 브라질 감독이 “펠레가 그런 신과 같은 비교 능력을 가진 줄 몰랐다”며 발끈했다.

○ “호나우두와 카카는 정말 훌륭한 선수”

1970년 브라질 대표팀은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1로 대파하고 전승 우승하며 쥘리메컵을 영원히 품에 안았던 ‘개인기 축구의 전설’.

양 팀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을 받은 자이르지뉴는 “1970년 팀은 위대하다. 그 때 당시의 멤버는 정말 조화를 잘 이루었다. 다시 모이기 힘든 선수들이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자이르지뉴는 현 대표팀에 대해 호나우지뉴를 제외한 채 “호나우두와 카카는 정말 훌륭한 선수들이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자이르지뉴는 “우리는 그때 그 순간에서 최강의 팀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또 다른 순간이다. 두 순간은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시 월드컵에서 한데 모여 정말 기쁘다. 위대한 행사였다”는 자이르지뉴와 호베르투가 열차를 내리기 전에 기자의 손을 꽉 잡으며 한국팀의 선전을 빌어 주었다.

뮌헨=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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