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밥 샙 결전이 다가온다

  • 입력 2005년 9월 21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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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왼쪽)과 밥 샙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최홍만(왼쪽)과 밥 샙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일본 오사카돔에서 열리는 ‘K-1월드그랑프리2005’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5)과 ‘야수’ 밥 샙(30·미국)의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이 예정돼 있어 국내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격투기 데뷔 후 5전 전승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최홍만이지만 그가 지금까지 맞붙은 상대들은 B급 선수들이 대부분. 지난 서울대회 결승에서 만난 태국의 카오클라이 켄노르싱 정도가 K-1 무대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상황. 그러나 체격 차이가 너무 커 최홍만에게 절대 유리한 매치였다.

▶최홍만·밥 샙 화보 보기

이번 밥 샙과의 경기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로 최홍만의 진정한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31살인 밥 샙은 흑인 특유의 힘과 근력을 고루 갖춘 격투기 무대의 강자이다. 2002년 K-1에 데뷔한 후 11차례의 경기에서 7승(5KO)을 거뒀다. 지난 3월 열린 종합격투기 히어로즈(HERO'S)에서는 한국의 유도 스타 김민수에게 무차별 펀치를 퍼부어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밥 샙은 키 200cm, 170kg에 달하는 거구로 키 217cm의 최홍만에 크게 뒤지지 않는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밥 샙은 미식축구 선수 출신으로 엄청난 파워를 지니고 있어 최홍만이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대를 어떻게 요리할지도 관심거리다.

최홍만은 이번 시합을 위해 인적이 드문 일본의 한 산 속에서 트레이너와 함께 합숙 훈련을 실시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상대가 초반부터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올 것에 대비한 훈련과 지구력이 약한 밥 샙과 대결에서는 장기전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산악 러닝 등으로 체력을 크게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장외 설전도 관심▽

최홍만과 밥 샙이 펼치는 장외 설전도 불꽃을 튀기고 있다. 이달 초 최홍만은 일본의 K-1 공식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밥 샙이 정말 야수인지 싸워서 확인해 보고 싶다. 그를 실제로 보면 너무 귀여워서 야수가 아니라 ‘검은 콩’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밥 샙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잭과 콩나무’ 이야기를 예로 들며 “콩나무가 되서 거인을 물리치겠다”고 맞받아 쳤다.

최홍만이 과연 ‘야수’ 밥 셉을 물리치고 진정한 격투기 선수로 검증받을 수 있을지, 격투기 팬들의 시선은 23일 오사카로 몰리고 있다.

▽경기 관전 포인트▽

대부분의 격투기 전문가들은 밥 샙에게 다소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격투기 무대 경험과 힘에서 밥 샙이 최홍만을 압도할 것이라는 평가가 주류다.

그러나 최홍만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17cm 가량 더 큰 신장의 우위와 긴 리치, 지구력을 이용한다면 최홍만에게도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는 것.

승부의 관건은 경기 초반. 1라운드 시작과 함께 야수처럼 돌격하는 밥 샙의 공격을 최홍만이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승패를 결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최홍만이 긴 리치를 이용해 거리를 두면서 밥 샙의 초반 예봉을 피해 나간다면 오히려 경기 후반에는 최홍만의 페이스로 갈 수 있다는 것.

최홍만이 처음부터 힘 대 힘으로 맞선다면 밥 샙의 노련미에 당할 수도 있는 만큼, 체력을 비축하며 길게 보는 경기 운영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밥 샙은 매번 경기 후반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 왔다. 최홍만이 초반 맹공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다면 갈수록 움직임이 둔해질 상대에게 특유의 강력한 잽과 다양한 펀치를 구사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편,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 MBC ESPN은 23일 오후 4시부터 일본 오사카돔에서 열리는 'K-1 월드그랑프리 2005'를 현장에서 생중계 한다. 아울러 도깨비뉴스(http://www.dkbnews.com)에서도 같은 시각 문자 및 현장 스틸 사진을 이용해 인터넷 중계를 할 예정이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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