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박세리 ‘우울한 2005’… 올 남은경기 포기

  • 입력 2005년 9월 21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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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표정으로 그린 위의 공을 바라보는 박세리. 한국 여자 골프 투혼의 상징이었던 박세리는 부상으로 올 시즌 남은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힘없는 표정으로 그린 위의 공을 바라보는 박세리. 한국 여자 골프 투혼의 상징이었던 박세리는 부상으로 올 시즌 남은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박세리(28·CJ)가 결국 부상으로 올 시즌 남은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박세리는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무국에 ‘병가’에 해당되는 ‘메디컬 익스텐션(Medical Extension)’을 신청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LPGA 의무분과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시즌을 조기 마감하게 되는 박세리는 이로써 5년 동안 150억 원을 들여 자신을 스폰서하고 있는 CJ가 10월 말 주최하는 제주 나인브릿지클래식을 비롯한 잔여 대회에 모두 불참한다.

CJ 스포츠마케팅의 한 관계자는 “박세리는 현재 손가락이 안 굽혀져 클럽도 못 잡는 상태”라고 말했다. 7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왼쪽 가운뎃손가락을 다친 박세리는 8월 세이프웨이클래식에 출전했다가 통증이 도져 경기를 포기한 뒤 미국 올랜도 집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6주 가까운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시즌 상금 랭킹 99위(6만2628달러)에 그쳐 있는 박세리가 ‘메디컬 익스텐션’을 낸 것은 내년 시즌 풀 시드(전 경기 출전권)가 위태롭게 된 데다 명예의 전당 입회를 위해 이번 시즌을 인정받으려는 목적으로도 풀이된다.

박세리의 개인 매니지먼트회사인 세마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LPGA 규정상 풀 시드 선수도 한 시즌에 15개 대회 이상 뛰지 않으면 풀 시드를 박탈당한다는 것.

박세리는 올해 들어 15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4개 대회에서 기권해 출전 경기 수는 11개 대회에 불과한 데다 앞으로도 출전 자격이 되는 대회는 3개밖에 남아 있지 않다.

게다가 이미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를 모두 채운 가운데 ‘10시즌 동안 해마다 15개 대회 이상 출전’의 조건을 충족하기도 어렵게 됐다.

하지만 ‘메디컬 익스텐션’을 승인받으면 10개 대회만 치러도 한 시즌을 뛴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이래저래 최선의 선택이었다.

한편 이번 결정에 대해 박세리와 CJ 측은 사전 조율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선수 관리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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