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예선 우즈베크 꺾고 2승 1패

  • 입력 2005년 3월 31일 02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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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에 빠졌던 한국축구가 부활했다.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한국-우즈베키스탄전. 26일 적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충격의 완패를 당했던 한국은 관중석을 가득 메운 6만2000여 팬의 성원을 업고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패를 기록해 승점 6을 확보했으며 우즈베키스탄은 1무 2패로 조 최하위. 한국은 또 월드컵 예선 홈경기에서 5연승을 이어갔고 우즈베키스탄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3승 1패로 우위를 지켰다.

‘절대★승리.’ 붉은악마 응원단이 수놓은 이 카드섹션처럼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이날 절대로 져서는 안 되는 입장이었다.

그 부담 때문이었을까. 한국은 이동국을 축으로 설기현(울버햄프턴), 차두리(프랑크푸르트)가 최전방 공격진에 포진하고 이영표 박지성(이상 아인트호벤), 유상철(울산)이 부지런히 움직였으나 전반 내내 경기는 답답하리만치 풀리지 않았다.

전반 19분엔 박지성의 프리킥을 받은 이동국의 헤딩슛이, 27분엔 박지성의 코너킥을 받은 이동국의 슈팅이 모두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전반 34분 차두리의 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갔다.

기다리던 첫 골이 터진 것은 후반 9분. 박지성이 우즈베키스탄 중앙 진영을 돌파하며 오른쪽으로 볼을 찔러줬다. 이 패스로 수비진이 허물어진 순간 이영표가 오른발 슛을 날렸고 볼은 우즈베키스탄 수비수의 다리를 스치며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묵은 체증 내려간듯” 후반 9분 천금같은 선제골을 터뜨린 이영표가 동료들과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환호하고 있다. 6만2000여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이영표의 발걸음은 날듯이 가벼워 보인다.

후반 17분. 승리를 확인하는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이영표의 크로스패스를 받은 차두리가 볼을 튕겨주자 달려들던 이동국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발리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낸 것.

한국은 후반 33분 우즈베키스탄 게인리흐의 돌파에 어이없이 한 골을 빼앗겼지만 정경호(광주)와 남궁도(전남)를 교체 투입하며 승리를 지켰다.

한국은 사우디전 참패의 부진을 털어내고 소중한 1승을 추가했으나 앞으로 우즈베키스탄(6월 3일), 쿠웨이트(6월 9일)전을 원정경기로 치러야 하기 때문에 본선 출전권이 자동으로 주어지는 조 2위 굳히기를 위해서는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양팀 감독의 말]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 감독=선수들의 투지가 돋보였고 집중력도 좋았다. 이영표와 이동국의 골은 모든 선수들이 상대를 거세게 압박해 나온 것이다. 김진규와 유경렬을 수비라인에 투입했는데 만족한다. 서두르다 한 골을 쉽게 내준 게 안타깝다.

▽위르겐 게데 우즈베키스탄 감독=역시 한국은 강했다. 지난 쿠웨이트전에서 부상한 선수들이 많아 힘든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노렸는데 한국의 압박이 강했다. 홈에선 해외파 선수들도 많이 보강되니 멋진 경기를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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