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부부 골키퍼 동반 우승

  • 입력 2005년 1월 16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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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의 ‘부부 골키퍼’ 강일구(29·코로사)와 오영란(33·효명건설)의 경기 스타일은 너무 다르다.

남편 강일구는 상대 슈터 앞에서 팔과 다리를 쉴새없이 움직이고 골을 먹으면 분통을 터뜨리며 7m 스로에 나서는 같은 팀 선수에게 따라가 슈팅 조언을 하는 등 적극적인 스타일. 반면 아내 오영란은 골대 앞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으며 골을 먹든 슛을 멋지게 막든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스타일은 대조적이면서도 골 막는 데에는 국내 1인자인 이들 부부가 15일 핸드볼큰잔치 동반 우승의 꿈을 이뤘다.

남자부 코로사의 우승에 이어 효명건설까지 여자부에서 우승하자 오영란은 “남편과 같이 우승해 너무 좋다. 선수들이 한턱 쏘라고 난리”라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년 전 자신(당시 광주시청)만 우승하고 남편 강일구가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어낸 것.

먼저 우승을 결정지은 강일구는 “상무 시절인 1999년 우승 이후 처음”이라며 기뻐하면서도 “집사람의 상대팀이 만만치 않아 걱정된다”는 말을 남기고 동료들과 함께 먼저 경기장을 떠났다.

이어 열린 여자부 결승에서 효명건설은 부산시시설관리공단의 맹공에 초반 5골 차까지 밀렸지만 오영란의 눈부신 선방에 힘입어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다.

2002년 결혼한 이들 부부에게 남은 과제는 2세 출산. 강일구는 “아이를 가져야되는데 집사람이 운동에 대한 욕심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오영란은 “때가 되면 힘닿는 데까지 (많이) 낳아 볼 생각”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의정부=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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