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 "탁구는 하나"사상 첫 남북 합동훈련

  • 입력 2004년 8월 13일 01시 47분


코멘트
‘우리는 하나.’ 남과 북의 탁구선수들이 12일 아테네 갈라치 올림픽홀에서 합동훈련에 들어가기 전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아테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우리는 하나.’ 남과 북의 탁구선수들이 12일 아테네 갈라치 올림픽홀에서 합동훈련에 들어가기 전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아테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언니, 반갑습네다.”

“그래, 잘 지냈니.”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들의 환한 미소 속에 한 핏줄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올림픽 사상 첫 남북 합동 훈련이 열린 12일 아테네 갈라치 올림픽홀 트레이닝홀. 남과 북의 남녀 탁구선수 13명이 한데 어울려 30분 가까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정겨운 훈련을 했다.

한반도기가 그려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나온 한국 선수들은 먼저 훈련장에 나와 북한 선수단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국제대회를 통해 이미 친해진 터.

이에리사 감독(50)과 현정화 코치(35)는 북한 선수들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드려줬고 북한 탁구의 에이스 김현희(25)와 김향미(25)는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1m86의 꺽다리 오상은(27)은 북한 탁구대표팀의 ‘청일점’인 오일(26)의 머리를 만지며 안부를 물었다.

기념촬영에서 ‘V자’를 그리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 김현희는 “다시 만나 모두 반갑습네다. 여기 참가한 선수들의 목표는 금메달 하나입네다. 남측 언니들도 같은 심정일 겁네다”라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훈련에서 남과 북의 선수들은 석은미(28·대한항공)-김향미, 이은실(28·삼성생명)-김현희, 유승민(22·삼성생명)-오일 등으로 짝을 바꿔가며 몸을 풀었다. 김택수 코치는 “웃으며 얘기를 주고받으면서도 선수들의 훈련 분위기가 사뭇 진지했다”고 전했다.

훈련을 끝낸 선수들은 경기장에 올 때와는 달리 서로 손을 잡고 선수촌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이야기꽃을 피우며 깔깔대는 그들의 모습에서 남과 북은 이미 하나였다.

아테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