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G][아듀 ‘2002스포츠’]<8>아시아경기 ‘北 신드롬’

  • 입력 2002년 12월 27일 18시 08분


‘남남북녀’를 실감케한 북한의 미녀 응원단이 밝은 표정으로 응원을 하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남남북녀’를 실감케한 북한의 미녀 응원단이 밝은 표정으로 응원을 하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북한의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참가는 대회조직위원회에 ‘복음’이나 다름없었다.

당초 이 대회는 한일월드컵축구에 가려 관심을 끌지 못했고 그래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8월 초 열린 제7차 남북장관급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접촉에서 북한의 참가가 전격적으로 결정되자 단숨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며 질과 규모면에서 역대 최고의 대회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북한이 국내에서 열린 종합대회에 참가한 것은 분단이후 처음. 그런 만큼 북한 선수단의 일거수 일투족은 대회기간 내내 화제를 몰고 다녔고 ‘북한 신드롬’은 대회가 끝난 뒤까지 이어졌다.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각각 채화된 성화의 불길을 모아 대회를 밝힌 것은 부산대회가 보여준 백미다.

▼아듀 ‘2002스포츠’▼
- <1>히딩크 신드롬
- <2>골프 최경주…‘탱크는 멈추지 않는다’
- <3>프로야구 삼성 첫 우승
- <4>거리를 가득 메운 붉은 악마
- <5>코리아 우먼 파워
- <6>김동성 金 박탈
- <7>빅리그 한국인타자 1호 최희섭

9월23일 북한선수단 1진 159명이 고려항공편을 통해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나흘 뒤 2진 152명이 합류해 18개 종목, 311명의 북한 선수단이 대회 출전채비를 마쳤다.

90년 베이징대회이후 12년 만에 출전한 부산대회에서 북한의 목표는 종합 4위. 그러나 국제대회 경험부족에 믿었던 선수들이 부진해 아시아경기 출전 사상 최악(종전 98년 방콕대회 8위)인 9위(금 9, 은 11,동 13)에 그쳤다. 북한은 그나마 폐막 전날열린 여자 마라톤에서 함봉실의 우승으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었다.

정작 남쪽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은 선수보다 응원단. 280여명의 응원단은 9월 28일 만경봉-92호를 타고 부산 다대포항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부터 대회 최고의 스타로 부상했다. 이들은 빼어난 미모를 앞세워 가는 곳마다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다.

다채로운 패션과 질서정연한 응원. 이들이 나타나는 경기장마다 관중석은 초만원을 이뤘고 대회 중반이후엔 부산시내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직접 공연에 나서 ‘북한 응원단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北 응원단 말·말·말

▽여기는 조선땅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남한사람들은 왜 찢어진 바지를 입고 다닙니까-거리공연을 마친 북측의 한 여성 응원단원, 남한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남쪽 사람들이 속내도 있고 의리도 있습니다-북측의 한 남성 응원단원, 남측 관중이 10월 5일 열린 북한-쿠웨이트간의 남자축구경기에서 북한팀을 응원하자

▽부산시민의 정을 가슴 속에 묻고 갑니다-이명원 북측 응원단장, 10월15일 다대포항에서 열린 부산시민 환송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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