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컵, 무게 4.97㎏-18K금… 74년 제작

  • 입력 2002년 6월 29일 19시 09분



월드컵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트로피는 높이 36㎝, 무게 4.97㎏의 FIFA컵이다.

원래 트로피는 월드컵 창시자의 이름을 딴 줄리메컵이었다. 하지만 줄리메컵은 월드컵 3회 우승팀이 트로피를 영구 보유한다는 규정에 따라 70년 멕시코대회에서 브라질이 소유권을 획득, 가져갔고 74년 서독대회에 앞서 FIFA컵이 만들어졌다.

이탈리아 조각가 실비오 가자니가 디자인하고 베르토니가 제작한 FIFA컵은 18금(K)으로 두 선수가 서로 손을 맞대고 양손을 뻗쳐 지구를 받치고 있는 모습을 하고있다. 트로피의 전체적인 선은 나선형으로 뻗어 올라가 세계를 제패하려는 기상을 상징한다.

진품 FIFA컵은 국제축구연맹 소유이며 월드컵 대회 우승팀에는 실물보다 약간 작은 금 도금의 모조품이 주어진다. 브라질이 갖고 있던 줄리메컵을 도둑맞아 사라진 이후 FIFA가 규칙을 변경, 월드컵을 3회 제패하더라도 진품을 영구 소장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FIFA컵 밑바닥에는 역대 대회 우승국의 이름을 새겨넣는 17개의 명판이 있는데 이번 월드컵이 17번째 대회여서 2006년에는 세번째 트로피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FIFA컵의 선조격인 줄리메컵은 월드컵 창시자인 줄리메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사재를 들여 제1회 대회 2년전인 28년 프랑스의 조각가 아벨 라플레에게 제작을 의뢰해 만들어졌다. 금 1.8㎏을 넣은 무게 3.8㎏, 높이 35㎝ 크기로 천사의 날개를 지닌 여신이 순금으로 된 8각의 컵을 머리위에 이고 있는 형상이었다.그러나 이 컵은 그 소장가치, 상징성만큼이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193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을 제패한 이탈리아가 줄리메컵을 보관하던 중 전쟁이 발발하자 바라시 이탈리아축구협회 부회장이 강탈을 막기 위해 전쟁 종료까지 트로피를 구두상자에 넣어 침대 밑 땅속에 묻어뒀다.66년에는 월드컵을 유치한 잉글랜드가 전 대회 우승국인 브라질에 있던 이 컵을 국회의사당 중앙홀에 전시하던중 도난당했다가 회수했다. 이어 83년 브라질에서 다시 도둑을 맞았는데 이 때는 도둑들이 녹여 판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져 역사속으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축구왕국의 상징을 어이없이 잃게 된 브라질은 똑같은 모조품을 만들어 말라카낭 스타디움에 전시하는 것으로 아픈 마음을 달래고 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