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페인 “낮경기 싫다 싫어”

  • 입력 2002년 6월 21일 18시 16분


누가 낮을 지배할 것인가.

22일 오후 3시반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은 ‘낮경기 징크스’가 승부의 또 다른 열쇠가 될 전망이다. 양팀 모두 낮에는 이상하리 만치 힘을 제대로 못쓰며 약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

한국은 히딩크가 사령탑을 맡은 뒤 지난해 1월부터 가진 9차례의 낮 경기에서 1승4무4패의 낮은 승률을 보였다. 히딩크 감독이 ‘오대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게 된 컨퍼데레이션스컵 프랑스전과 유럽원정에서 가진 체코전도 모두 낮에 치렀다. 반면 야간경기 승률은 8승5무1패로 매우 높았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한국이 승리한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전이 밤경기였고 낮에 벌어진 미국전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스페인 역시 자국리그인 프리메라리가에 낮경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스페인 대표 가운데 1명을 뺀 나머지 전원이 자국 리그에서 뛰는 것을 감안할 때 낮경기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스페인에서 낮시간은 ‘시에스타’라는 달콤한 수면을 갖는 때로 알려져 있다.

월드컵에서도 스페인은 조별리그와 16강전을 통틀어 단 한차례도 낮 경기를 가진 적이 없었다.

낮경기는 야간보다 체력 부담이 많아지고 경기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주장 홍명보는 “선수들의 신체리듬이 밤 경기에 익숙해져 있다”고 말했으며 스페인의 엔리케 역시 “낮경기는 낯설다”고 부담스러워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8강전은 낮 경기에 대한 적응력에서 희비가 갈릴 수도 있다.

광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