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같지 않아…” 쩔쩔매는 우승후보들

  • 입력 2002년 6월 9일 23시 33분


말없는 패자 - 삿포로로이터뉴시스
말없는 패자 - 삿포로로이터뉴시스
“우승 전력 이상 없나….”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후보들은 역시 역대 우승국들. 프랑스 브라질 이탈리아 독일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우루과이 등 역대 우승 7개국이 모두 참가한 이번 2002한일월드컵에서 최근 전력이 하락한 우루과이를 제외하고 6개 역대 우승국이 우승후보 상위 자리에 올랐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프랑스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등 ‘절대강자’로 꼽히던 팀들도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나머지 팀들도 살얼음판을 걷기는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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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앙리와 트레제게가 이루는 투톱은 세계 최강으로 꼽히지만 2선에서의 볼 배급이 문제가 있다는 평. 프랑스는 4명의 미드필더가 마름모꼴을 이루는 ‘4-4-2 전형’. 미드필더들은 공격형과 수비형으로 구분된다. 98년 프랑스가 월드컵을 제패할 때는 특히 공격형 미드필더, 즉 지단의 역할이 컸다. 수비와 공격을 조율하며 투톱에게 절묘하게 공을 찔러 넣어주는 것이 그의 역할. 하지만 지단이 빠지면서 투톱으로의 볼 배급이 예전만 못하다. 또 공수를 조율하던 그가 빠짐으로써 팀의 조화가 깨졌다.

▼아르헨티나= 문제는 베론이 지휘하는 후방의 움직임이 둔화된 데 있다. 이는 소속팀인 맨체스터에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감각이 떨어진 결과. 오른쪽 공격수 오르테가도 지나치게 개인기를 발휘해 공격의 흐름을 끊어놓고 있다. 오르테가 대신 왼쪽 곤살레스나 로페스를 활용하는 등 공격선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탈리아= 인차기의 부상으로 인한 미드필더진의 약세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게다가 4-4-2 전형을 도입하면서 스리백에 익숙해있던 수비 조직력에 금이 갔고 투톱의 위력도 고개를 숙였다. 특히 수비라인은 익숙하지 않은 전형탓인지 측면 돌파와 빠른 패스를 앞세운 중앙 침투에 번번이 허점을 드러냈다. 예전의 3-5-2로 돌아갈 것인지 아닌지의 기로에 섰다.

▼독일= 그동안 세대교체에 실패해 ‘녹슨 전차’의 오명도 들었지만 클로제 등 젊은 신예들이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큰 키를 이용한 고공 플레이가 돋보인다. 그러나 아일랜드전에서 보여주었듯 경험부족으로 인한 막판 경기집중력에서 문제점을 보였다. 골득실에서 같은 조의 카메룬, 아일랜드보다 많이 앞서 있어 유리한 면도 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패할 경우에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잉글랜드= 아르헨티나를 잡아 한 숨 돌렸지만 나이지리아와의 마지막 경기도 방심할 수 없다. 잉글랜드가 나이지리아에 패하고 아르헨티나가 스웨덴을 꺾을 경우 스웨덴과 동률(1승1무1패)이 돼 골 득실차를 따져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리게 된다. 베컴이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팀의 전체적인 공격력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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