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핫 이슈]클레멘스 도전 ‘ML 최고승률’

  • 입력 2001년 9월 11일 12시 35분


로저 클레멘스
로저 클레멘스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39·뉴욕 양키스)는 ‘늘푸른 소나무’다.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 하지만 그에게선 세월의 흐름을 읽을 수 없다. 여전히 150km를 웃도는 불같은 강속구. ‘칠테면 쳐보라’며 메이저리그의 내로라하는 타자들을 향해 정면승부를 거는 두둑한 배짱도 여전하다.

클레멘스가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쓰기위해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처녀지 정복에 나선다. 바로 최고 승률로 20승에 도달 하는 것.

클레멘스는 11일(한국시간) 현재 19승1패를 기록중이다. 1912년 루브 마쿼드에 이후 승패를 기록한 20경기에서 19승을 거둔 투수는 클레멘스가 유일하다.

클레멘스는 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라는 사이영을 비롯, 밥 깁슨, 크리스티 매튜슨도 이루지 못한 20승1패의 위업을 이룩하게된다.

일단 대기록 작성은 뒤로 미뤄졌다.

‘D-데이’로 잡혔던 뉴욕과 보스턴 레드삭스의 11일 경기가 비로 연기됐기 때문.

클레멘스로선 대기록 작성을 보스턴과의 대결에서 이루지 못하게 된 것이 못내 아쉬울듯.

보스턴은 클레멘스의 친정팀. 하지만 클레멘스는 보스턴에 무척 섭섭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팀을 떠났던 것.

클레멘스는 메이저리그를 데뷔한 보스턴에서 13년 동안 192승을 올리며 봉사했다.

하지만 보스턴 댄 듀켓 단장은 단물을 다 빼먹었다고 판단한 클레멘스를 ‘지는 해’라고 표현하며, 1996년 시즌 이 끝난 후 내쫓았다.

클레멘스는 이를 악물었다. 새로운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2년연속 20승 이상을 올리며 아직 자신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한 클레멘스는 1998년 시즌 종료 후 중대한 결심을 한다.

보스턴의 ‘영원한 라이벌’ 뉴욕 양키스로 이적을 결심한 것.

클레멘스는 양키스의 핀 스트라이프(pin stripe·가는 세루줄 무늬) 유니폼을 입고 꿈에 그리던 2개의 월드시리즈 챔피언십 반지를 손에 넣어 자신을 배신한 보스턴에게 멋진 복수를 했다. 지난 1919년 구단 재정을 메우기 위해 10만달러를 받고 ‘팀의 기둥’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팔아넘긴 이후 단 한번도 월드시리즈를 제패하지 못해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리는 보스턴. (밤비노는 베이브 루스의 애칭)

20세기에 ‘밤비노의 저주’때문에 더 이상 우승을 하지 못한 보스턴은 21세기는 ‘로켓멘의 저주’를 걱정해야 할 지도 모른다.

클레멘스의 대기록 작성 전망은 밝다.

무엇보다 그가 등판만 하면 화끈하게 폭발하는 타자들의 지원이 든든하다.

양키스 타선은 올시즌 클레멘스가 등판한 29경기에서 평균 6.31득점을 올렸다. 클레멘스는 아메리칸 투수 가운데 다섯번째로 높은 타격지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지난 5월 21일 시애틀 매리너스에 2:6으로 진 이후 19경기에서 패배 없이 15승을 거두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기록 작성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남은 남은 3~4번의 등판에서 더이상 패배를 기록하지 않는다면 클레멘스는 1959년 로이 페이스가 세운 한 시즌 최고승률(18승 1패·9할4푼7리) 기록은 갈아치울수 있다.

배리 본즈의 단일시즌 홈런신기록에 가려 다소 빛이 바랜 클레멘스의 대기록 작성여부를 지켜보는 것도 얼마 남지않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관전포인트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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