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단신/씨름]"결승만 가면 안풀려요"

  • 입력 2001년 6월 18일 19시 02분


천하장사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현대중공업·사진)이 결국 ‘무관’으로 전반기 대회를 마쳤다. 17일 막을 내린 광양대회에서 이태현은 두 번이나 결승에 올랐으나 정상 정복에 실패해 아쉬움이 더했다. 올 들어 네 번 준우승에 그친 이태현은 전반기에 결승에 가장 많이 오른 선수다. 이태현이 단 한 개의 타이틀도 차지하지 못하고 전반기를 마친 것은 96년 이후 처음. 이태현의 애타는 심정을 들어봤다.

-번번이 정상 도전에서 물러섰는데 컨디션이 나쁜 것은 아닌가.

“부상은 없다. 운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다. 이상하게 결승에만 올라가면 경기가 안 풀린다. 지난해 천하장사 대회에서 행운을 다 써버린 것 같다.”

-광양지역 장사 결정전에서도 마지막 판에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잡았었는데….

“심판이 먼저 공격했다며 경기를 중단 시켰다. 이해가 되지 않는 판정이다. 분명히 호루라기 소리를 듣고 기술을 걸었고 기술이 성공하는 찰나였다. 다시 경기를 해서 지고 말았다. 억울하지만 어떡하겠나. 판정에는 승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올해는 황규연 백승일 등 그간 부진했던 선수들이 약진하고 있는데 경기하는데 부담은 없나.

“상대 선수가 강한 것이 문제가 아니다. 내 자신을 이기지 못한 것이 문제다. 지난해 천하장사에 오른 뒤로는 결승에만 가면 꼭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었다. 이제 훌훌 털어 버리고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주일간 휴가를 보낸 뒤 24일 훈련에 돌입한다. 부진했던 만큼 모질게 훈련할 각오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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