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아베라 "시드니金 위용 보이겠다"…동아마라톤 자신

  • 입력 2001년 1월 21일 16시 32분


“정남균 김이용 한판 붙어볼래?”

2000시드니올림픽에서 ‘깜짝 우승’을 연출하며 세계 남자 마라톤의 최강자로 떠오른 게자헹 아베라(23·에티오피아)가 3월18일 열리는 2001동아서울국제마라톤을 정복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올림픽 우승 후 시즌 마지막으로 참가한 12월3일 후쿠오카 마라톤에서 5위(2시간9분09초)에 그치며 구겼던 자존심을 동아마라톤에서 회복하고 올 시즌을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것.

1m70, 58㎏의 아베라는 시드니올림픽 우승으로 ‘제2의 아베베’란 닉네임이 따라붙은 에티오피아의 영웅. 60, 64올림픽에서 에티오피아에 금메달을 선사한 ‘맨발의 영웅’ 아베베 비킬라와 비슷한 체격에 스피드와 지구력을 겸비하고 있어 당분간 세계 마라톤무대를 주름잡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아베라는 평균 해발이 2400m인 ‘마라톤 천혜의 땅’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연중 ‘고지대훈련’을 하고 있어 폐활량이나 지구력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42.195㎞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흐트러짐 없이 달리는 ‘인간 기관차’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의 지치지 않는 레이스는 시드니올림픽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아베라는 그 어느 올림픽때보다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코스와 전코스에 걸쳐 바람이 그치지 않는 악조건속에서도 줄곧 선두를 놓치지 않고 2시간10분11초로 월계관을 썼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우승한 황영조(22세7개월)보다 4개월 빠른 역대 최연소 올림픽 우승이었다.

아베라는 해발 1700m인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고산훈련을 하고 있는 2000년 챔피언 정남균(삼성전자)과 최근 부진을 떨치기 위해 제주도에서 이를 악물고 있는 ‘차세대 주자’ 김이용(상무)과 멋진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2000후쿠오카마라톤을 마친 뒤 잠시 휴식을 취한 아베라는 ‘에티오피아 마라톤의 산실’ 아디스아바바에 훈련캠프를 차리고 연일 땀을 흘리고 있다. 아베라는 2000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했던 선배 아베베 메코넨(38·에티오피아)을 통해서 동아마라톤에 대한 정보를 샅샅이 입수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

아베라는 “메코넨을 통해 서울코스가 비교적 평탄해 기록 단축에 유리하며 한국의 봄 날씨도 에티오피아의 날씨와 비슷하다고 들었다”며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7분54초·99년 후쿠오카 우승)을 깨며 우승할 것을 자신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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