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이을용 골든골 …"안양 나와라"

  • 입력 2000년 11월 8일 23시 40분


연장 전반 12분.

부천 SK의 ‘해결사’ 이원식이 성남 일화 진영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볼을 잡아 볼을 컨트롤하다 반대편으로 패스한 볼을 곽경근이 바깥으로 내줬다.

이 때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는 부천 ‘공수의 핵’ 이을용(25)이 ‘먹이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볼을 노리고 있었다.

이을용은 지체없이 왼발로 강슛을 때렸고 그의 발을 떠난 볼은 성남 골네트를 여지없이 갈랐다.

정규리그 4위팀 부천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3위 전북 현대모터스,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2위 성남을 차례로 무너뜨리는 위력을 과시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안양 나와라”를 외치는 순간이었다.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00 프로축구 K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부천―성남의 경기.

부천은 후반에만 성남에 3골을 빼앗겨 1―3으로 졌다. 그러나 1차전 원정경기에서 3―1로 이긴 바 있는 부천은 성남과 나란히 1승1패에다 골득실차까지 같아 연장전에 들어갔고 ‘행운의 사나이’ 이을용의 천금같은 골든골을 터뜨려 챔피언결정전 진출권을 거머쥐는 짜릿한 감격을 맛봤다.

부천은 12일 역시 목동구장에서 정규리그 1위팀 안양 LG와 3전2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벌인다.

부천―성남의 이날 경기는 조직력이 뛰어난 팀간의 대결로 최고의 수준을 보여준 명승부를 연출했다.

잦은 반칙으로 신경전이 이어지던 이날 경기는 전반을 득점없이 마쳐 후반 대격돌을 예고했다.

아니나 다를까. 후반 3골차의 승리를 거둬야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었던 성남은 전반을 0―0으로 비긴 뒤 후반들어 총공세를 펼쳐 후반 6분 홍도표의 패스를 박남열이 헤딩으로 연결,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14분 부천 이성재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성남은 21분 우성문이 두 번째 골을 넣고 33분 황연석이 세 번째 골을 넣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넘기긴 했지만 결국 통한의 골든골을 허용,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편 부천의 골잡이 전경준은 전반 주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해 챔피언결정전 2경기에 출전을 못하게 됐다.

<권순일·배극인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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