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시드니'는 모자 올림픽'

  • 입력 2000년 9월 21일 19시 02분


올림픽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시드니는 햇살마저 도시 전체를 달구고 있다.

이때문에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과 시드니 시민들은 모자를 올림픽경기 관람의 필수품으로 여기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의 모자를 쓰고 도시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새로운 올림픽 패션을 만들어 가고 있다.

19일 올림픽 주경기장이 들어서 있는 올림픽파크에서 만난 아모르(스페인)는 스페인의 투우를 상징하는 소 머리 모양의 모자를 쓰고 다녀 사진기자들의 플레시 세례를 받고 있었다.

시드니 사람들은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가 편하게 느끼는 개성있는 옷을 입기를 즐기기 때문에 패션의 유행이라는 것이 없다. 거리를 다니다보면 웃옷을 벗어던진 젊은이들도 자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10명중에 5, 6명 정도가 모자를 쓰고 다닐 정도로 이들은 모자만은 유독 아낀다.

그것은 햇살이 뜨겁기 때문만 아니라 바로 피부암발병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피부암은 호주에서 가장 발병률이 높은 질병의 하나. 매년 7700명이 피부암 진단을 받고 이중 900명이 사망한다.

15세까지는 피부가 약하기 때문에 과도한 햇볕에 노출될 경우 피부암에 걸릴 확률이 두배로 높아진다. 초등학교 학생들은 귀와 목까지 덮는 창이 큰 모자를 항상 쓰고 다닌다. 세 자매의 어머니인 스테이시 호스트(34)는 항상 아이들에게 “모자없이는 놀지 못하고, 놀지 못하면 재미가 없다(No hat, no play, no fun)”는 말을 한다고 말했다.

<시드니〓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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