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애니콜배]조성원 3점슛 7개 "나도 도사"

  • 입력 1999년 12월 26일 21시 08분


‘북한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불리는 박천종.

박천종이 보기에 현대걸리버스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난 선수는 누구일까?

그것은 놀랍게도 조성원(1m80). 박천종은 24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주최 만찬에서 함께 자리한 이상민에게 조성원이 누구냐고 끈질기게 물었다. 작은 키에서 나오는 점프력과 슛감각이 대단하다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도 했다.

조성원의 홍익고 1년 후배인 이상민은 “우리가 챔피언 결정전에서 2년연속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성원이형의 3점슛 때문이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99∼2000시즌 현대―삼성썬더스의 경기.

‘캥거루 슈터’ 조성원이 3점슛 7개를 포함해 32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에 힙입어 현대가 숙명의 라이벌 삼성에 86―77로 승리를 거두고 공동 1위를 유지했다.

이와 함께 현대 신선우감독은 프로농구 통산 100승을 올린 첫번째 감독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 신감독은 평소 조성원 때문에 고민이 많다. 그의 타고난 성실성과 슛감각은 믿지만 작은 키 때문에 수비가 약한 단점이 있어 기용하기가 꺼림칙한 것.

하지만 조성원은 결정적인 순간에 감독의 속앓이를 속시원히 풀어주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이날도 마찬가지. 현대는 3쿼터까지 62―58로 불과 4점 앞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4쿼터 시작하자 마자 조성원은 3점포 2개를 연속으로 터뜨리며 점수를 순식간에 8점차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한편 SK나이츠는 동양오리온스에 막판 힘겨운 역전승을 거두고 현대와 함께 공동 1위를 지켰다.

SK는 경기종료 1분41초전까지만해도 동양에 81―82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서장훈이 1분18초를 남기고 골밑슛을 성공시켜 역전에 성공한 SK는 35초를 남기고 재키 존스가 가로채기에 이어 통쾌한 덩크슛을 터뜨려 85―8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5연승을 달렸고 동양은 3연패에 빠졌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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