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빠진 빙상 행정…「15세이상 출전」모른채 세대교체

  • 입력 1999년 1월 6일 19시 51분


세계 최강인 한국 쇼트트랙이 흔들리고 있다.

이달말 열리는 강원동계아시아경기대회에서 정상을 지키기 어려운 것이 첫째. 보름앞으로 다가온 슬로바키아 포프라드타트리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노골드’의 위기에 처한 것이 둘째다.

한마디로 내우외환. 더구나 이번 사태는 대한빙상연맹의 근시안적 행정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라는 점에서 빙상인들의 눈길이 곱지 않다.

빙상연맹은 간판스타인 전이경과 채지훈이 은퇴한 뒤 2002년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작년 10월초 대표팀의 전면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러나 빙상연맹은 세계빙상연맹(ISU)이 앞서 9월 총회에서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선수의 연령을 15세 이상으로 제한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ISU는 이 사실을 담은 공문을 10월중순 빙상연맹에 보내왔다. 그런데도 빙상연맹은 새해 들어서야 이를 발견하고는 기존의 대표팀에 4명의 고참선수를 끼워넣는 편법을 동원했다.

이가운데 원혜경(고려대)은 허리디스크로 수술을 받았고 김윤미(정신여고)는 잦은 부상으로 나가노동계올림픽 이후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 남자부의 김선태(고려대)와 이호응(단국대)도 대표 탈락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도 ‘속빈 강정’. 대표1진이 동계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바람에 2진 선수들만 나가기 때문이다.

남자 5천m계주에서 은메달, 김현철(한국체대)과 이정영(단국대)이 남자 3천m에서 은, 동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을 뿐. 세계최강인 한국쇼트트랙의 명성이 이제 땅으로 떨어지게 됐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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