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U대회]무너진 채지훈…「세계최강」한국 「사면초가」

  • 입력 1997년 1월 30일 21시 47분


[전주〓특별취재반] 2년전 하카동계U대회에서 4관왕에 올랐던 그 투혼은 어디로 갔는가.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간판스타 채지훈(연세대). 그는 첫날 1천5백m 준결승에서 종반 이후 급격한 체력열세를 보이며 탈락하고 말았다. 한마디로 역부족이었다. 간판스타다운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한 채지훈은 경기를 가까스로 마친 뒤 허리를 잡은채 고통스러워 하며 일그러진 모습만 보였다. 채지훈의 척추디스크는 우려했던 대로 심각했다. 그는 레이스 내내 중국의 복병 펭카이와 안유롱에 뒤지면서 막판 추월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체력이 따라주지 않은 결과였다. 게다가 왼쪽 발에 힘이 전달되지 않아 특유의 추진력과 순발력을 거의 상실했다. 코너워크도 제대로 먹히지 않아 중국 선수들의 뒤만 따라야 했다. 채지훈이 이번 대회에 대비, 스케이트화를 신은 것은 단 이틀. 그동안 태릉선수촌에서도 허리 통증으로 줄곧 누워있었다. 지난해 11월초 척추디스크를 앓기 시작한 이후 웨이트트레이닝조차 제대로 하지못했다. 게다가 한국의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중국 일본의 도전도 예상밖으로 강했다. 국가대표 남녀 에이스를 그대로 파견한 중국은 예선부터 한국선수들을 단연 압도했다. 또 일본의 남자 간판스타 데라오 사토루는 예선도중 중심을 잃었지만 다시 자세를 바로 잡고 2위로 골인하는 투혼을 보였다. 「세계최강」 한국은 홈링크에도 불구하고 이제 「사면초가」에 몰렸다. 31일 벌어지는 남녀 5백m는 한국이 가장 취약한 종목. 첫날부터 먹구름이 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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