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특수단, 중간 수사결과 발표
“범죄분석보고서에서 ‘성적 목적’ 삭제
차량 뒷문 열려 있었다는 보고도 수정”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등의 혹을 받는 담당 강력팀장 A 경감이 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2026.7.8 뉴스1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4)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으로 구속된 당시 수사팀장 박모 경감(58)이 “윗선에서 스토킹 사건과 살인 사건을 연결하지 못하게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15일 광주지검은 지휘부의 개입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광주경찰청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경찰청 장윤기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15일 오전 광주경찰청에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박 경감은 “성인용 인형, 케이블 타이 등 증거가 살인의 주요 증거는 아니라고 판단해 누락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윗선에서 스토킹과 살인사건을 연결시키지 못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특별수사단은 박 경감이 장윤기를 강간 등 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으로 송치한 배경에 부당한 지시나 외부의 청탁이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어린이날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뉴스1특별수사단에 따르면 박 경감은 장윤기 차량의 케이블타이와 원룸의 성인용 인형을 압수하지 않은 데 그치지 않고, 성범죄를 뒷받침할 다른 증거들도 감추거나 빼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5월 8일 광주경찰청 과학수사계가 “성적 동기가 있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장윤기 면담 보고서를 보냈지만 박 경감은 이를 수사 기록에 넣지 않은 것.
또 수사팀원은 장윤기가 피해자 이채원 양(17)을 끌고 갈 당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장윤기 차량 뒷문이 열려 있는 것 같다”고 보고서를 썼지만, 박 경감은 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런 뒤 “불분명하다”는 내용으로 다시 쓰게 했다는 게 경찰 특별수사단의 조사 결과다. 이 영상은 이후 검찰이 화질과 음향을 개선해 장윤기에게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핵심 근거로 삼았다.
이 밖에도 박 경감은 팀원에게 “성적으로 몰아가지 말라”며 조사 범위를 직접 제한했고, 범죄분석보고서를 첨부하면서도 그 안의 ‘성적 목적’ 부분은 빼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수사단은 이런 행위 때문에 장윤기에게 강간 등 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 혐의가 적용됐다고 보고, 박 경감에게 증거은닉·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이날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박 경감 등 당시 수사팀은 장윤기의 아버지이자 현직 경찰인 장모 경감(56)과 12차례 통화한 사실도 확인됐다. 장 경감은 수사팀으로부터 장윤기 차량 열쇠까지 넘겨받아 증거를 없앤 인물이다. 특별수사단은 이 통화에서 장 경감이 법 적용을 부탁했는지, 돈이 오갔는지는 계속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통화에 관여한 팀원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별도 입건됐다.
오동욱 경찰청 특별수사단장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수사 담당자가 오히려 범행 증거물을 숨겨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씻기 힘든 상처를 드렸다”며 “수사 과정의 부당한 지시 등 여러 의혹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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