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가 605명으로 202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부가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산재를 줄이지 못하면 직을 걸겠다”고 했지만 산재 사망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31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 사망자는 605명으로, 전년 589명에 비해 16명(2.7%) 늘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553건에서 573건으로 3.6% 증가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산재 사망자가 크게 늘었다. 50인 이상 사업장의 사망자는 254명으로 1년 전보다 4명 증가했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에선 351명으로 12명이 늘었다. 5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에서는 산재 사망자가 174명 발생해 전년 대비 22명(14.5%) 급증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에서 가장 많은 28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건설업 중에서도 5억 원 미만의 영세 건설 현장에서 사망자가 1년 새 25명 늘었다. 제조업 전체 사망자는 158명으로 17명 줄었지만 5∼50인 미만 제조업에서는 오히려 6명 증가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건설업의 경우 경기가 좋지 않아 대형 프로젝트들이 줄어든 대신 소규모 현장이 오히려 늘어 사고 사망이 증가했다”며 “안전보건 관리 체계가 갖춰진 곳은 (안전 문화가) 정착하는 추세인데 영세 사업장은 체계가 없다 보니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의 산재 예방책은 대기업과 규제 강화에 무게를 둔 방식이라 영세 사업장 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경기 불황으로 건설 현장이 3분의 1 이상 줄었으나 지난해 산재 사망자는 오히려 증가했다”며 “중소 사업장을 중심으로 예방적인 산재 대책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부에 따르면 2년 연속 사망사고 발생 등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해 지난해 하반기 원·하청 경영책임자의 형이 확정된 사업장은 22곳이었다. 사업장 22곳의 경영책임자 중 한 명은 징역 2년의 실형을, 22명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다. 또 다른 한 명은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함께 선고받았다. 경영책임자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된 법인에는 최고 금액인 벌금 20억 원이 확정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