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바다패스’로 섬 여행 문턱 낮아져
타지역 주민도 1박이상 머물면… 기준 운임의 30%만 내도록 할인
자월도-대이작도-승봉도 등 운항… 생태 보존 병행 지속가능 관광 추진
인천 옹진군 자월도·이작도·승봉도를 거쳐 인천항에 도착한 여객선에서 관광객들이 연안여객터미널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세 섬에서는 하이킹과 산행, 야영, 배낚시 등 다양한 해양 레저를 즐길 수 있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인천 앞바다에는 168개의 크고 작은 섬이 흩어져 있다. 이 가운데 사람이 거주하는 섬은 40곳, 나머지는 무인도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는 자월도, 대이작도, 승봉도 등 10여 개 섬을 오가는 여객선이 운항 중이다.
인천시는 최근 연안여객선 요금을 낮춘 ‘I-바다패스’ 제도를 도입하고, 섬 간 교통편과 관광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한 종합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섬의 자연을 단순한 관광 자원으로 소비하지 않고 지역 경제와 생태를 함께 살리는 ‘생활형 섬 관광’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 여객선 요금 인하… 섬 방문 80만 명 돌파
‘인천 I-바다패스’가 도입되면서 섬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1∼9월 인천 연안여객선 이용객은 81만534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6만8128명)보다 14만7000여 명 증가했다. 인천 시민은 모든 항로의 연안여객선을 편도 1500원에 이용할 수 있고, 서울·경기 등 타 지역 주민도 1박 이상 섬에 머무르면 기존 운임의 30%만 내면 된다. 지난해(50%)보다 할인 폭이 커졌다.
시는 온 가족이 함께 여객선을 타고 늦가을의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옹진군 자월면의 섬인 자월도와 대이작도, 승봉도를 추천했다.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이 이 섬들을 차례로 경유해 도착하는 데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려 당일 여행도 가능하다. 경기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나루터에서 출발하는 배를 이용할 수도 있다.
‘검붉은 달빛’이라는 뜻을 가진 자월도에는 아담한 큰말해변과 반달 모양의 장골해변이 있다. 두 곳 모두 썰물 때 바지락, 낙지, 소라 등을 잡을 수 있다. 면적 7.3km², 해안선 길이 20.4km에 이르는 이 섬에는 다음 달 ‘달빛바람 천문공원’이 문을 연다. 옹진군이 100억 원을 들여 491m² 규모의 단층 천문과학관과 천문공원, 카페를 조성하고 있다. 천문과학관 1층에는 행성과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는 전시관과 천체 투영실이 들어서고, 옥상에는 망원경이 설치된 관측실이 마련된다. 면적 3만 m² 규모의 천문공원에는 야영장도 조성된다.
● 섬별 생태 보존과 관광 분산 추진
대이작도는 인천 내륙에서 약 44km 떨어진 섬으로, 곳곳에서 갯바위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큰풀안과 작은풀안, 벌안해수욕장(소이작도) 등 해안선을 따라 약 18km의 트레킹 코스가 이어진다. 1967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마을 선생’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영화의 주무대였던 ‘계남분교’는 1992년 문을 닫았지만, 현재 기념 표지석이 남아 있다. 썰물 때 3∼5시간 동안 99만 m²(약 30만 평)에 이르는 거대한 모래톱 ‘풀등’이 드러난다. 밀물이 차면 사라지기 때문에 ‘바다 위 신기루’로 불린다. 부아산(해발 160m) 정상의 68m 길이 구름다리에서는 탁 트인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승봉도는 해송(海松) 숲이 우거진 삼림욕장과 다양한 들꽃이 어우러진 섬이다. 사계절 피어나는 해당화와 기린초가 길가를 수놓는다. 해안선을 따라 트레킹 코스가 조성돼 있으며, 물이 맑고 수심이 얕은 이일레해수욕장(길이 1.3km)은 가족 단위 여행객이 즐겨 찾는다. 암석 한가운데 구멍이 뚫린 남대문바위와 촛대바위 등 자연 암석이 빚은 풍경이 섬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인천시는 내년부터 섬별 생태 보존과 관광객 분산 유도를 병행해 ‘지속 가능한 섬 여행’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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