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에 ‘현실적인 이주·생계 대책’ 촉구
“지난 4월 명도 집행 부당…”대처 없이 길거리로 내몰지 말라“
한터전국연합 신월곡 1구역 재개발 이주대책위와 미아리 집창촌 철거민들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이주대책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2025.11.3/뉴스1
서울 성북구의 성매매 집결지 ‘미아리 텍사스촌’의 성매매 여성들이 이주·생계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미아리 성 노동자 이주대책위원회(이주대책위)는 3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청 앞에서 ‘ 미아리 성 노동자 생존권·이주대책 촉구 집회·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성 노동자를 향한 사회적 폭력에 대한 제도적 책임을 인정하고 실질적 예산을 편성해 보상안과 대책 마련에 직접 나서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성매매 여성 및 연대단체 회원 3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부터 시청 앞에 모여 “서울시 행정의 폭력, 성 노동자를 향한 국가적 폭력을 고발하고 변화를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신월곡 1구역의 거주자들은) 피해자나 희생자로서만 명명될 수 없는 떳떳한 주민들”이라고 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말한 ‘약자와의 동행’은 어떤 의미인가. 더 이상 보여주기식 정치 행정은 안된다. 약자를 짓밟고 묵살하는 정책이 아닌 진정한 약자와의 동행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현장에서 많이 대화하고 끊임없이 되묻고 소통했을 때 비로소 정책이 된다’는 말을 기억하시나. 지금도 그 말에 책임감을 갖고 행동한다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16일 철거민 2명에 대해 시행됐던 신월곡 1구역 명도 집행의 부당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처 없이 길거리로 내몰지 않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을 해달라”며 “평생 바친 삶의 터전, 직장이 사라지고 (거주민들은) 재개발 계획의 어떤 명단이나 숫자에도 없는 투명 인간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집회에서 “낮에는 한 아이의 엄마, 밤에는 성 노동자”라며 자신을 소개한 한 여성은 “부모 도움 없이, 경제적·물질적 지원 하나 없이 혼자 젖먹이 아이를 키워보셨나. 아무런 지원 없이 키우실 수 있겠나”라며 “손가락질하며 비난당하는 아이의 엄마, 한 가정의 딸이 되지 않도록 이승로 성북구청장님은 꼭 저희의 이주대책을 마련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 ‘오세훈 시장은 우리의 이주 대책을 강구하라’, ‘성매매 규제법인 성매매 방지 특별법 시행 이후 단속으로 거둬들인 벌금, 추징금은 다 어디에 썼나?’, ‘우리 피땀으로 번 돈 임대금 받아 호의호식한 건물주들은 각성하고 이주대책 강구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오후 3시쯤에는 오 시장과 만나고자 서울시청 안으로 들어서려던 이주대책위 관계자 4명이 시청 앞에서 제지당하며 약 15분간 일시적인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주대책위 관계자는 “오 시장을 만날 줄 알았는데 전달자만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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