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저동3공원에 작년 10월 설치
사람 크기 구현, 범죄율 22% 줄어
BBC 등 “첨단기술 접목한 치안”
서울 중구 저동3공원에 설치된 3D 홀로그램 경찰이 작동 중인 모습. BBC 유튜브 캡처
“유령인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최근 서울 중구 저동3공원을 저녁에 산책하는 시민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공원을 걷다 보면 유령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사람 형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정체는 3차원(3D)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가상 경찰관’이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중부 안전한 공원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홀로그램 경찰 안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홀로그램 경찰은 해가 진 뒤인 오후 7∼10시에 2분 간격으로 나타나 “이 지역은 지능형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다. 폭력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경찰이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음성을 반복한다. 실제 사람과 비슷한 약 175cm 크기로 송출돼 멀리서 보면 실제 경찰관이 서 있는 듯 보인다. 홀로그램은 빛의 간섭 현상을 이용해 실제 물체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독특한 시도가 입소문을 타면서 해외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0일(현지 시간) ‘한국이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홀로그램 경찰을 활용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서울의 홀로그램 경찰을 소개했다. BBC는 “야간 범죄 우려가 높은 지역에서 이러한 기술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도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살인 발생률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라며 “첨단 기술을 치안에 접목한 한국 경찰의 시도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주취 폭력, 음주 소란 등 야간 치안 수요가 많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저동3공원에 시범 설치했다고 밝혔다. 도입 이후 해당 구역의 범죄 발생률은 같은 기간 대비 약 22% 감소했다. 안동현 중부경찰서장은 “시민의 체감 안전을 높이고 무질서 행위를 억제하는 데 심리적 예방 효과가 큰 스마트 치안 장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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