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출산율 0.80명…작년 比 0.04명 증가
1~7월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7.2% 늘어
코로나 기저효과·에코붐 세대 영향 큰 듯
“비전 필요…청년 챙긴다는 신호 명확해야”
25일 경기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출생아 수는 2만1803명으로, 1년 전보다 1223명(5.9%) 증가했다. 출생아 수는 같은 달 기준 2021년 2만2364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규모다. 출생아 수는 13개월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혼인 건수는 2만394건으로 전년보다 1583건(8.4%) 늘며 16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2025.09.25 [고양=뉴시스]
월별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 등 일부 출산 지표가 작년보다 개선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기저효과 및 인구 요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는데, 장기적 상승을 위해선 정책적 노력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6일 국가데이터처가 지난달 발표한 ‘2025년 7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7월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0.76)보다 0.04명 높아졌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올해 월별 합계출산율은 7월뿐 아니라 1~6월 모두 작년 같은 달보다 높았다.
월별 출생아 수도 작년 7월 이후 13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7월 누적 출생아 수는 14만780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 늘었다.
이러한 합계출산율 및 출생아 수 증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결혼이 2023년 재개돼 작년부터 현재까지 그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한 바 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2022년에 오미크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세값 폭등 등으로 청년들이 출산, 특히 결혼을 미뤘다가 2023년도에 재개돼 2024년에 아이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지금 출산율이 오르는 것은 2024년의 반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출생아 수 증가는 ‘2차 에코붐 세대(1991년~1996년)’의 결혼적령기 진입에 따른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2차 에코붐 세대는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세대로 앞뒤 세대보다 인구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최대 0.8명까지 기대해 볼만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혼인신고 기준 22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2만9000건(14.8%)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장기적 상승세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이 연구원은 “작년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30대 초반은 2023년보다 높지만 20대에선 2023년보다 더 떨어졌다. (상승세가 유지되려면) 20대에서 출산율이 올라가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지속가능경제학과 교수는 “냉정하게 출산 환경이 좋아졌는지 봐야 하는데, 주거와 고용 등 분야에서 상황 변화는 거의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더 나빠졌다”며 코로나19 기저효과·에코세대 결혼적령기 효과가 사라지면 합계출산율 낙폭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산율 증가를 장기적 추세로 이어나가려면 단기적인 현금성 대책을 넘어 근본적으로 청년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 연구원은 “새 정부에서 인구정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청년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구조적 개혁과 같이 결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인구·청년을 챙긴다는 명확한 신호와 확실한 증거를 직관적이고 체감적인 정책 세트로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