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강원 삼척시 동해선 근덕역에서 30대 근로자가 모터카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119 구급대가 구조 활동을 벌이는 모습. 강원소방본부 제공
강릉과 부산을 잇는 동해선 선로에서 작업 중이던 30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협력업체 직원이 철도 모터카에 치여 숨졌다. 올해 코레일 현장에서 발생한 첫 사망 사고다. 동해선이 완전 개통한 지 2개월 만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16일 오후 9시경에 강원 삼척시 동해선 근덕역 구내에서 점검 작업 중이던 30대 남성 근무자 1명이 철도 모터카에 치여 숨졌다고 17일 밝혔다. 모터카는 작업 장비를 나르거나 인원을 수송하기 위해 운행하는 작업차다.
코레일에 따르면 해당 작업자는 선로에서 모터카에 새로 설치한 열차자동방호장치(ATP) 기능을 점검하다가 변을 당했다. 2인 1조 작업 중 측면에서 다가오는 해당 모터카에 치인 것. 다른 작업자는 모터카에 탑승하고 있었다.
ATP는 열차 내 컴퓨터가 열차 속도를 감시하다가 일정 속도를 넘으면 자동으로 감속, 제어하는 장치다. 선로와 차량에 각각 부착한 장치를 통해 작동하는데 이번 사고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TP가 제대로 설치됐는지, 기계적 하자나 소프트웨어 오류는 없는지, 조작 실수인지 등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거 ATP 오작동으로 인한 인명 사고가 있었다. 2017년 9월경의·중앙선 원덕~양평역 구간에서 시험 운전 중이던 기관차가 앞에 멈춰있던 시험 운전 기관차를 추돌해 기관사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해당 사고 주원인은 열차 운행 여부를 인식하는 궤도회로 수신 모듈에 제작사가 잘못된 소프트웨어를 설치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고는 올해 코레일 현장에서 발생한 첫 사망사고다. 사망자는 코레일 소속이 아닌 협력업체 소속 직원이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열차를 잠시 세워두는 측선이라 열차 지연은 발생하지 않았다.
완전 개통 2개월 만에 동해선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며 철도 안전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해선은 1월 강릉~부전·동대구역을 잇는 노선으로 신규 개통했다. 그동안 강릉∼동해, 포항∼부전 구간만 운영되다가 올해 1월 1일 중간의 삼척~영덕 구간이 개통하며 전 구간이 연결됐다. 개통 1개월 만에 이용객 18만 명을 모으며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개통한 5개 노선 중 이용객이 가장 많았다.
현재 국토부는 철도안전정책관, 철도경찰 등을 파견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인적·시스템 오류 여부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측은 “국토부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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