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도지사’ 김동연, ‘기후주지사’ 만나 기후 위기 공동 대응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0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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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 제이 인즐리 워싱턴 주지사 9개월 만에 재회
지난해 CRLT서 인연…경기도지사 워싱턴주 첫 방문
제이 인즐리 주지사, 워싱턴주-태극기 배지 달고 나와
두 지역 기후정책 소개하며 협력…실무협의체도 구성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제이 인즐리(Jay Inslee) 미국 워싱턴 주지사와 기후 위기 공동 대응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실무진 협의회 구성에 합의했다. 경기도지사의 워싱턴주 방문은 이번이다. 김 지사가 이끄는 경기도 대표단은 국제 교류 협력 강화와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6일부터 11박 13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을 방문 중이다.

김 지사는 9일(현지시간) 오후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주지사 집무실에서 제이 인즐리 주지사를 만나 지방정부의 리더십과 역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경기도와 워싱턴주의 기후 대응과 관련한 정책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애초 예정된 40분을 넘어 한 시간 넘게 만남이 이어졌다.



김 지사는 “워싱턴주가 하는 기후약속법과 건강한 환경을 위한 법 같은 기후 위기 대응 정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환경문제와 기후변화 대응에 선두 주자인 워싱턴과 경기도가 정책 협력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기후약속법’(Climate commitment act)은 대기 오염 정화보조금과 주(州) 전역 전기충전소 설치, 배출량 제한거래 프로그램 등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완전 차단을 목표로 하는 정책이다.

‘건강한 환경을 위한 법’(HEAL·Healthy Environment For All)은 모든 주민이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지원하고, 취약계층이 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을 통해 얻은 혜택을 취약계층과 함께 나눈다는 점에서 김 지사가 주장하는 ‘클라이밋 디바이드’(기후변화 격차) 해소와 뜻을 같이한다.



김 지사는 지난해 8월 킨텍스에서 열린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십 트레이닝’(CRLT·Climate Reality Leadership Training)에서 클라이밋 디바이드(기후변화 격차) 문제 해소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부 교체로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이 지속성을 갖지 못하는 점, 정보통신 기술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 한 사람들 간에 생기는 양극화 문제 등의 해결을 지적했다.

제이 인즐리 주지사와의 첫 만남도 이 자리에서 이뤄졌다. 3선(2013~)인 인즐리 주지사는 별명이 ‘기후주지사’로 불린다. 주의회 하원의원(1993~95), 연방 하원의원(1993~2012) 시절부터 청정에너지와 환경문제 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주지사 취임 후에도 풍력에너지 산업 구축과 태양·전기 자동차 중대, 탄소중립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김 지사는 올해 8월 경기도에서 열리는 기후테크 컨퍼런스에 제이 인즐리 주지사와 기업을 초청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실무를 담당할 워킹그룹을 만들어 논의를 이어가자고 했다.

이에 제이 인즐리 주지사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얻은 소득과 경험들이 많이 있다. 공유해 드리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기후테크 컨퍼런스는) 일정 때문에 원격으로만 참여가 가능할 것 같다”며 “관심 있는 기업이 많을 것 같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제이 인즐리 주지사는 이날 김 지사를 만나기 위해 워싱턴주를 상징하는 깃발과 태극기를 붙여서 만든 배지를 달고 왼쪽 가슴에 달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효환 국제경제협력과장은 “오늘을 계기로 워싱턴주와 기후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 지역주민, 청년 간 교류협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제이 인즐리 주지사에게 강태원 작가(발달장애 2급)가 그린 재두루미 그림을 선물해 의미를 더했다. 재두루미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으로 환경보호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인즐리 주지사는 선물의 의미와 작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정말 고마운 선물이다. 작가의 주소를 알려주면 편지를 쓰고 싶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인즐리 주지사는 답례로 자신이 직접 그린 워싱턴주의 유명한 관광지 레이니어산(Mount Rainier) 전경을 선물했다.

워싱턴 시애틀=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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