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어선 전복 순간 “파도 두 번 맞고 90도로 기울어”

  • 뉴시스
  • 입력 2024년 3월 1일 12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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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기관장 "파도가 배 옆 쳐…두 번째 파도에 전복"
"실종 선장 조타실에 있었고, 나머지 1명 위치는 몰라"

제주 서귀포 마라도 해상에서 전복된 서귀포선적 근해연승 어선 A호(33t·승선원 10명)는 큰 파도에 2차례 휩쓸리며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구조된 A호 기관장 B(46)씨는 1일 오전 10시20분께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 도착해 “파도가 (배) 옆을 한 번 빵 쳐서 선장님이 배를 돌렸는데, 배가 안 돌았다”며 “파도를 한 번 더 맞으니까 옆으로 전복됐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재 실종된 2명 가운데 1명인 선장의 아들이기도 한 B씨는 “아버지한테 가려고 하는데 이미 파도로 물이 배 안으로 들어와서 가지 못했다”며 “아버지는 아마 (배) 안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씨 설명에 따르면 배가 1차로 파도에 부딪혔을 때 45도가량 기울었고, 2차로 파도를 맞자 90도로 기울었다. 당시 A호는 갈치잡이를 위해 어망을 뿌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B씨는 “배가 전복되려고 하니까 선장이 옆에 있는 배틀한테 ‘배가 기울고 있다’고 무전을 해서 구조됐다”고 했다.

다만 B씨는 조타실에 있던 선장 외 나머지 실종자 1명의 위치는 알지 못했다.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A호는 1일 오전 7시24분께 서귀포 마라도 서쪽 20㎞ 해상에서 전복됐다.

A호에는 한국인 5명, 베트남인 5명 등 10명의 선원이 탑승했다. 이 중 인근 어선 2척이 한국인 3명과 베트남인 5명 등 8명을 구조했고, 이 중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한국인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나머지 구조된 선원들은 저체온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과정에서 선내에 진입하던 해경 항공구조사 1명이 높은 파도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사고 현장에선 경비함정 3척, 헬기 2대, 민간어선 8척, 관공선 1척이 투입돼 선박 반경 3.6㎞를 수색하며 실종자 2명을 찾고 있다.

사고 해역에는 초속 16~18m의 강풍이 불고, 4~5m의 높은 물결이 일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구조된 선원들이 회복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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