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학회 전국 95개 수련병원 조사
24시간 정상적으로 가능한 병원 27.4% 불과
내년 전공의 '0' 전체 수련병원 중 48% 전망
"신속하고 강도 높은 정부 추가 지원책 절실"
의료소송 리스크, 낮은 수가(진료비) 등으로 전공의들의 소아청소년과 기피가 심화되면서 24시간 소아청소년 응급진료가 정상적으로 가능한 병원이 3곳 중 1곳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년부턴 전공의 감소 현상이 더욱 심화해 정상진료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올해 8월2일부터 16일까지 전국 95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2023년도 전공의 수련병원 진료인력과 진료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응급진료가 24시간 정상적으로 가능한 병원은 27.4%로, 2022년(38%)보다 10.6%포인트 감소했다.
향후 수련병원의 20%에서 전공의 인력 감소에 따라 응급진료를 추가적으로 축소 운영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외래 진료량은 코로나 이전(2019년) 대비 14% 감소했고, 입원 진료량은 같은 기간 37% 감소됐다. 하지만 진료 인력 부족으로 진료량이 계속 줄고 있다.
현재 수련병원의 82%가 코로나 이전(2019년) 대비 입원 병상을 축소 운영하고 있다. 이 중 3분의1은 50% 미만으로 진료를 축소했다. 향후 수련병원의 15.4%에서 전공의 인력 감소가 악화될 경우 현행 대비 병동 입원 진료를 추가적으로 축소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30% 이하로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내년에는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병원이 전체 수련 병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4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는 수도권에서는 68%, 비수도권에서는 86%의 병원이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상황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련기간이 기존 4년제에서 3년제로 바뀐 것을 고려하면 2025년 2월 이후로는 3, 4년차 전공의가 동시에 졸업하고, 전공의 지원율의 회복이 없다면 2025년 3월 이후로는 3년제 전공의 1, 2, 3년차 총 정원 600명 중 약 4분의1인 총 150~160명(1, 2, 3,년차 각 50명 남짓)의 인력만 근무하게 된다.
학회는 “기존 4년제 약 800여 명의 전공의 인력이 2025년 이후로는 150여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문의 진료 인력의 신속한 투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야간진료 뿐 아니라 주간 일반병동의 운영까지 심각한 위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전체 수련병원의 63%에서 전공의 인력을 대체해 교수가 당직을 서고 있다. 입원 병동은 62%,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 86%, 응급실 43%다. 하지만 현재 진료만 보는 전담전문의(촉탁의) 운영 비율은 50% 이하로 낮아 수련병원의 전문의 진료인력의 투입이 시급하다.
학회는 “지난 9월 소아 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후속대책이 발표됐지만, 전공의 유입이 회복될 때까지 중환자와 응급진료를 담당하는 수련병원의 전문의 인력부족 현상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부족으로 야간당직 업무가 늘고 있는 교수들이 최근 외래 진료량 회복세로 외래 업무가 가중돼 향후 업무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수련병원에서 진료가 유지되려면 전문의 투입을 위한 신속하고 강도 높은 정부의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설립한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 모임’은 “윤석열 대통령은 필수의료 영역에서 언제까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의료소송 리스크를 완화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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