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중 불난 건물 뛰어다니며 200명 구한 순경…“당연한 일 했을 뿐”

대구경찰청 제5기동대 소속 하승우 순경이 지난 25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 한 상가건물에서 불이 나자 상인들과 함께 분말 소화기를 이용해 진화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휴가 중이던 경찰관이 불이 난 상가 건물에서 초기 진화와 시민 대피를 유도해 큰 피해를 막았다.

30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제5기동대 소속 하승우 순경(28)은 지난 25일 오후 7시 10분경 대전 유성구 봉명동의 한 6층 상가건물 식당에서 화장실에 가던 중 자욱한 연기를 발견했다. 1층 화장실 환풍기에서 불이 난 것이다.

하 순경은 곧바로 발화점을 찾아낸 뒤 분말 소화기를 들고 연기 속에 뛰어들어 진화를 시도했다. 인근 상인들도 옆에서 도왔다.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자 하 순경은 각 층을 뛰어다니며 당시 상가건물에 있던 200여 명에게 건물 밖으로 대피하라고 알렸다.

하 순경의 신속한 대처로 큰 인명피해와 대형화재를 막았다. 그는 진화 과정에서 화재 낙하물로 안면부 2도 화상을 입어 현재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해당 상가건물 관리협회는 화재 진화와 적극적인 시민 대피를 이끈 하 순경에게 여러 차례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 순경은 2021년 4월 임용된 3년 차 경찰로, 당일 동기 모임을 위해 휴가를 내고 대전 지역을 방문 중이었다.

그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 특별한 것을 해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며 “당시 불길이 거세 도저히 진화할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 앞으로도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승우 순경. 대구경찰청 제공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