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게 죽여달라”…광명 아내·두아들 살해 40대 첫 항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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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19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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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일가족 살인사건’ 용의자 A씨(40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28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으로 A씨가 들어가고 있다. 2022.10.28/뉴스1
‘광명 일가족 살인사건’ 용의자 A씨(40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28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으로 A씨가 들어가고 있다. 2022.10.28/뉴스1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원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40대가 항소심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했다.

수원고법 제2-1형사부(고법판사 왕정옥 김관용 이상호)는 19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고모씨(46)에 대한 첫 항소심을 진행, 변론을 종결했다.

고씨는 2022년 10월25일 오후 8시10분께 경기 광명시 소하동 소재 자신의 아파트에서 부인 A씨(당시 42)와 아들 B군(당시 15), C군(당시 10)을 평소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둔기로 내려치고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과 변호인 측이 2심에 들어 증거와 사건의 의견이 추가로 없어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했다.

검찰은 최후 의견진술을 통해 “검사로서 살인사건을 수없이 다뤄봤다. 이번 사건은 진정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자기 목숨이라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하는, 사랑하는 가족들인데 있어서 안되는 살인이 일어났다”며 “검사의 항소 이유를 잘 살펴서 원심대로 사형을 구형한다”고 사유를 밝혔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수사단계부터 모두 자신이 죄를 인정했다. 2020년부터 건강이 안좋아 퇴직했고 이후에 건강도 계속 안좋아졌고 소득도 없었다. 이때부터 가족과 사이가 안좋아 졌는데 앓고있는 기억상실증, 우울증 때문에 이사건 범행한 듯하다”며 “하지만 원심에서 죄를 모두 인정했으나 양형참작에 인정이 안됐다. 그럼에도 반성하는 차원에서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검사 측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최후변론을 마쳤다

고씨는 최후진술에서 “다들 나 때문에 고생많다. 검사도 말했지만 (나는)생물로서 가치가 없다. 사건에서 다루고 있는건 아이 둘, 아내밖에 없지만 아버지나 어머니, 제 주변 친인척도 내가 죽인 것과 다름다”며 “사형을 시켜달라고 원심에서도 말했다. 죽여달라. 죽으려고 노력했는데 교도소에서 쉽지 않다. 깔끔하게 죽여달라”고 말했다.

고씨에 대한 2심 선고는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고씨는 범행 후, 주거지 인근 PC방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고 집으로 돌아온 뒤 “외출하고 오니 가족이 살해되어 있었다”고 119에 허위신고 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8년 전 기억을 상실했다가 최근에 기억을 되찾았다. 내 인격은 3개다”라며 ‘기억상실증’ ‘다중인격장애’를 주장했지만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 결과 이는 모두 거짓으로 판정됐다.

검찰은 고씨가 가족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하고 부당대우를 받는다는 생각이 누적돼 분노감이 증폭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5월12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린 이 사건 원심에서 재판부는 고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원심 때 사형을 구형했다.

이후 양형부당의 이유로 검찰만 항소를 제기했다.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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