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승객 탈출 도운’ 747번 버스기사 눈물 속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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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19일 11시 47분


19일 충북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로 희생된 버스기사 이모씨의 발인이 엄수됐다.2023.07.19 뉴스1
19일 충북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로 희생된 버스기사 이모씨의 발인이 엄수됐다.2023.07.19 뉴스1
“왜 그런 사람 있잖아요. 성실하고 남을 먼저 생각해주는 사람. 이씨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19일 오전 6시30분 충북 청주시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희생된 747 버스기사 이모씨(58)의 발인이 엄수됐다.

이씨의 가족과 지인 수십 명은 침통한 심정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발인 전 마지막 제사가 이뤄진 빈소는 유족들의 서글픈 울음소리로 가득 찼고, 이를 바라보던 동료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이 들고나온 영정사진에는 옅은 미소를 띤 고인의 얼굴이 보였다. 생전 배려와 따뜻한 심성을 지닌 사람이었다고 한다.

동료기사 김모씨(60대)는 “항상 먼저 출근하고, 남일도 본인 일 같이 도맡아 하던 친구였다”며 “이런 친구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씨는 지하차도 침수 당시에도 버스 창문을 깨 먼저 승객들의 탈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운구 차량에 옮겨지는 관에서 끝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운구차에 관이 오르자 이씨의 노모는 두 팔로 관을 붙잡고 오열했다. 가족들은 모친의 손을 꼭 붙잡으며 위로했다.

그의 모친의 “아들아 어딜가냐…어딜 가”라는 통곡소리와 함께 발인장의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져만 갔다.

이씨가 몰던 747번 버스는 지난 15일 폭우로 기존 노선이 막혀 우회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기존 노선인 강내면에서 미호천교를 통해 오송으로 향하는 길이 침수로 막히자 궁평2지하차도 경로로 우회해 지하차도 출구 끝자락에서 물에 잠겼다.

이날 이씨를 비롯한 오송 침수 참사 희생자들의 발인도 비통한 분위기 속에 엄수됐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14명이 세상을 떠났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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