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아이’ 2123명 중 814명 생사-학대 여부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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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조사 결과 최소 249명 사망
전주서 영아 시신 유기 친모 구속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는 확인되지 않는 ‘유령 아이’ 2123명 중 814명(38.3%)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거나 범죄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어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05명은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친모처럼 보호자가 초기 조사에서 출생 사실 자체를 부인하거나 조사를 거부한 사례로 학대당한 영유아가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

18일 보건복지부는 2015∼2022년 출생했지만 임시 신생아 번호만 있고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되지 않은 2123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최소 249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7명이 범죄에 연관됐다고 보고 보호자를 검찰에 송치했다. 나머지 사망 아동 중 20명은 경찰 수사 결과 혐의가 없었고, 222명은 사망진단서나 시체검안서가 있어 수사에서 제외했다. 이번 조사에서 생존이 확인된 건 1025명으로 전체의 48.3%에 불과했다.

문제는 지방자치단체가 아동의 소재를 확인하지 못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1095명이다. 이 중 814명을 수사 중인 경찰은 추가 사망 아동이 여러 명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호자가 “아이를 낳지 않았다”라며 부인한 경우(72명), 연락이 두절되거나 방문조사를 거부한 사례(232명), 사망 관련 서류를 내지 못하거나 아동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경우(101명) 등 405명에 대해 학대나 유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 이날 전북경찰청은 2017년 전북 전주에서 출산한 아들이 사망하자 시신을 바다에 유기한 30대 친모 A 씨를 학대치사 및 시신유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태어난 지 13일 만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A 씨의 아들은 814명 중 1명이다. 사망한 ‘유령 아이’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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