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전 빚더미 속 한전공대는 3년간 교직원 복지에 17억 사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8일 0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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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일 개교한 전남 나주 빛가람동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뉴시스
2022년 3월 2일 개교한 전남 나주 빛가람동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뉴시스


한국전력공사가 설립 및 운영을 지원하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가 최근 3년간 교직원 복지혜택에 17억여 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한전이 빚더미에 올랐고, 전기요금 인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전공대가 과도한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공대, 전세대출 이자·월세 지원에 5억여 원 지출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한전을 통해 제출받은 ‘한전공대 복리후생비 지원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는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17억3340만 원을 교직원 대상 각종 복지혜택 비용으로 지출했다.

한전공대는 개인금융지원 항목으로 교직원들에게 전세자금 대출이자와 월세 등 주택비용을 직접 지원했다. 2021년에는 2044만 원, 개교한 2022년에는 3억8835만 원, 올해에는 1억4281만 원이 제공됐다. 3년간 총 5억5161만 원에 달했다. 실제 70명에 달하는 한전공대 교직원이 금융지원을 받아 전세자금 대출이자와 월세 등을 지원받고 있었다. 한전공대 규정에 따르면 총장은 월세 계약 금액 중 208만원 까지, 부총장·정교수는 125만 원 까지, 전임교원은 104만 원 까지 매달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일반 직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104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한전공대 법인 명의로 전세계약을 맺고 임차한 사택에 거주하는 인원도 윤의준 총장을 포함해 31명이었다. 2명의 직원은 사택에 거주하면서 함께 내는 월세도 금융지원을 통해 지원받고 있었다.

한전공대는 이사비용과 부동산 중개수수료까지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공대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2억2663만 원을 개인 이사비용으로 썼다. 또 같은 기간 4118만 원을 부동산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했다.

또 교직원 자녀 학자금·국제 외국인학교 학비로 1억9689만 원이, 복지포인트로는 5억9478만 원이 각각 지출됐다. 올해 기준 한전공대 복리후생 대상 교직원은 102명이다. 3년간 총 복지혜택 비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인당 1666만 원 정도를 지원받은 셈이다.

한국전력이 지난 12일 사장의 사의표명과 재무 개선 자구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뉴시스
한국전력이 지난 12일 사장의 사의표명과 재무 개선 자구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뉴시스


●누적 적자 44조 한전이 지원…“과도한 복지혜택 비판 면하기 어렵다”
올 1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44조7000억 원에 달하는 한전이 한전공대에 막대한 지원을 하는 가운데, 한전공대가 방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전은 최근 25조7000억 원 규모의 자구책을 내놓았다. 당정은 한전 적자 해소를 위해 올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16일 사용분부터 kW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구 의원은 “한전의 재무위기에 전기료까지 인상시키며 국민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는 상황에서 한전공대의 과도한 복지혜택은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전공대 통폐합을 비롯해 강도 높은 경영 정상화 방안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3월 개교한 한전공대는 한전의 지원으로 설립·운영되는 에너지특성화 공과대학교다. 한전은 올해에도 한전공대에 1588억 원을 출연할 계획이다.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는 2031년까지 총 1조6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가운데 한전이 2031년까지 한전공대에 1조 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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