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고물상서 수백마리 개 사체… “사료 비싸 굶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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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60대 고물상 주인 입건
“개공장서 노견 데려와 굶겨 죽여”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60대 남성 A 씨의 집 마당이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유튜브 채널 ‘케어’ 영상 캡처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60대 남성 A 씨의 집 마당이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유튜브 채널 ‘케어’ 영상 캡처
경기 양평군의 한 고물상에서 수백 마리의 개 사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양평경찰서는 5일 양평군 용문면에 사는 60대 남성 A 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2, 3년 전부터 개 수백 마리를 자신이 사는 고물상에 데려온 뒤 사료를 주지 않아 굶겨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의 학대 혐의는 전날 자신이 키우던 반려견을 찾기 위해 주변을 살피던 한 주민이 쓰레기 더미에서 개 사체를 발견해 동물보호단체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번식장’에서 번식 능력을 잃은 나이 든 개를 마리당 1만 원 정도를 받고 데려온 뒤 굶겨 죽인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물상을 하면서 사람들이 키우지 못하는 개를 돈을 받고 데려왔는데 사료 가격이 비싸 굶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가 방문했을 당시 A 씨의 고물상 마당에는 개 사체 수백 구가 쌓여 있었다고 한다. 뼈가 다 드러난 백골 상태의 사체가 겹겹이 쌓여 있기도 했다. 일부는 썩은 상태에서 바닥에 들러붙은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고물상이 폐가에서 운영되고 있었고, A 씨가 이웃들과 어울리지 않아 주변에서 몰랐던 것 같다”며 “사체가 너무 많아 정확한 규모는 확인이 어렵지만 최소 400마리 이상은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장을 방문한 동물권단체 케어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상 최악의 동물 학대 현장”이라고 했다.


양평=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양평 고물상#수백마리 개 사체#동물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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