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병역면탈’ 조재성·영화배우·의대생 등 47명 불구속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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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9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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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7 뉴스1
2023.1.27 뉴스1
‘뇌전증 위장’ 수법으로 병역면탈을 시도한 병역의무자와 공범 총 47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주요 피의자에는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선수 조재성과 K리그 축구선수 2명, 골프 ·배드민턴·승마·육상·조정 선수와 영화배우, 의대생이 대거 포함됐다.

서울남부지검·병무청 병역면탈 합동수사팀은 자칭 ‘병역의 신’ 브로커 구모씨(47)와 공모한 병역면탈자 42명, 범행에 적극 가담한 면탈자 가족과 지인 5명을 병역법위반죄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 사이 브로커 구모씨와 공모해 병역컨설팅 명목으로 300만~6000만원을 지급하고 범행 시나리오를 제공받았다. 이후 발작 등 뇌전증 증상을 거짓으로 꾸며 의료기관에서 허위진단서를 발급받고 병무청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병역을 감면받은 혐의를 받는다.

구씨가 이들에게서 받은 금액은 총 6억342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에는 치밀한 수법이 동원됐다. 이들은 예행 연습을 공모했을 뿐만 아니라 119 허위신고를 통해 구급차까지 동원하는 수법으로 의료기관과 병무청을 속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병역면탈이 성공할 때까지 최장 2년 간 브로커와 공조해 허위 의료기록을 만든 사례도 확인됐다.

병역 브로커 김모씨. 2023.1.9 뉴스1
병역 브로커 김모씨. 2023.1.9 뉴스1


한 의뢰인은 휴대폰게임을 하다 갑자기 발작이 발생한 것처럼 허위로 병증을 호소하고 오래 전부터 유사한 증상이 여러 번 있었던 것처럼 브로커에게 받은 시나리오를 그대로 이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 최초 현역(1~3급) 판정을 받았다 군복무면제 처분인 전시근로역(5급) 판정을 받기 위해 뇌전증을 가장해 병역면탈을 시도했다. 일부는 이미 사회복무요원(4급) 판정을 받았음에도 완전히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서 병역면탈을 시도한 사례도 있었다.

면탈자 42명 중에는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선수 조재성을 포함해 운동선수 8명, 영화배우와 의대생까지 전문직역 종사자가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계는 신체활동 전성기와 군복무 시기가 겹쳐 선수경력이 단절될 우려로 범행에 이르는 사례가 많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 밖에도 가정에서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하며 경제적 수입이 끊길 것을 우려해 병역면탈을 시도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합동수사팀은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각각 브로커 구씨와 김모씨(37)를 구속기소하고 김씨와 공모한 21명(병역면탈자 15명과 적극가담 공범 6명)을 지난달 26일 불구속기소했다.

합동수사팀은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 병역면탈 관련 의혹을 포함해 새로운 혐의도 수사를 진행 중이며 앞서 재판에 넘겨진 브로커 구씨와 김씨에 대해선 추가 기소 및 범죄수익환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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