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1시간 거리 5시간 타는 택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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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시각장애인 제삼열 씨와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 윤현희 씨. 부부는 수년 전 서로의 눈과 다리가 되어 영국과 프랑스 여행을 다녀왔다. 런던 시내를 걷고, 파리 에펠탑에 오르고, 베르사유 궁전도 구경했다.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거나, 남산서울타워에 오르거나, 경복궁 가는 데 걸림돌이 됐던 신체적 장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저상버스와 지하철 타기가 너무도 쉬웠기 때문이다.

가장 놀라운 건 택시였다. 런던 시내를 걷다 택시가 지나가기에 혹시나 싶어 손을 들었는데 거짓말처럼 멈춰 섰다. 일반 택시였지만 전동 휠체어를 타고도 탑승이 가능했다. 한국에선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야 한다. 운 좋으면 부른 지 30분 만에 오지만 2∼3시간을 기약 없이 기다릴 때가 많다.

시 경계를 넘어 이동할 땐 불편함이 더하다. 20일 동아일보에는 경기 포천에서 의정부를 거쳐 서울 영등포로 가는 장애인 문정길 씨 동행 기사가 실렸다. ㉠자동차로 1시간 10분이면 가는 거리인데 장애인 콜택시를 탔더니 5시간 8분이 걸렸다. 포천 택시는 포천, 의정부 택시는 의정부를 벗어날 수 없어 택시만 3번 부르고 그럴 때마다 20분∼2시간 20분을 기다렸다. 경기 성남에 사는 전윤선 씨는 서울 용산에서 오후 10시 40분 장애인 콜택시를 호출한 후 갈아타고 기다리느라 다음 날 오전 6시에야 도착했다고 한다.

장애인 콜택시는 중증 장애인 150명당 1대를 확보해야 하는데, 경기(112%)와 경남(105%)을 제외한 15개 시도의 확보율은 법적 기준에도 못 미친다. 사정이 나은 서울도 85%다. 그렇다고 장애인용 택시를 마냥 늘리는 것만이 해결책일까. 장애인이 지하철이나 저상버스를 타는 데 불편함이 없는 나라는 한국보다 장애인용 택시가 오히려 적다고 한다. 장애인도 버스와 지하철을, 휠체어 이용자도 일반택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제삼열 윤현희 씨 부부는 유럽여행기 ‘낯선 여행, 떠날 자유’에서 콜택시가 늦게 와 놓쳐버린 기차, 입장할 수 없었던 공연장에 대해 썼다. 언제 올지 모르는 택시가 거의 유일한 이동 수단인 사람들은 시간 약속을 할 수 없다. 인간다운 생활을 하려면 ‘떠날 자유’부터 보장돼야 한다.

동아일보 10월 21일 자 이진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윗글을 읽고 보일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영국에선 휠체어 이용자가 일반 택시를 쉽게 탈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구나.

②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콜택시를 부르면 다른 도시로 가는 것이 쉬워.

③ 휠체어 이용자들은 약속 장소에 정시에 도착하기가 어려우므로 교육이나 취업의 기회를 갖기 어렵구나.

2. 윗글의 ㉠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세요.

① 장애인 콜택시는 안전을 위해 규정 속도보다 느리게 이동하기 때문이다.

② 장애인 콜택시의 보급률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③ 시의 경계를 넘어갈 때마다 새로운 콜택시를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
#장애인 콜택시#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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