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정점 완전히 지나”…내주부터 거리두기 전면해제 유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4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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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4.8/뉴스1
8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4.8/뉴스1
“유행의 정점이 완전히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외 연구진도 확진자 감소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백브리핑에서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이 한 말이다. 정부가 18일부터 모임과 행사 인원, 영업시간 제한 등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의 감소세 때문이다.

이날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는 14만8443명. 8~14일 하루 평균 확진자는 17만1550명으로, 유행의 정점이던 지난달 12~18일(40만4926명)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 정부가 내세운 ‘방역완화 기준’ 이하로
정부는 지난 1일 현재 적용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 두기(사적모임 인원 10명, 식당 카페 영업시간 밤 12시)를 발표하면서 방역을 더 완화할 수 있는 기준을 밝혔다. 당시 손영래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현재 위중증 환자 수가 1300명 내외,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65% 안팎”이라며 “앞으로 2주 동안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거리 두기를 전폭적으로 완화하는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2주가 지난 14일 현재 코로나19로 입원한 위중증 환자는 962명으로 38일 만에 처음 1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51%까지 하락했다. 확진자 수가 아니라 중환자, 사망자 수를 방역완화의 기준으로 내세웠는데, 그 조건이 충족된 것이다.

● 757일 만의 거리 두기 종료
정부는 18일부터 대부분의 거리 두기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다. 현재 299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결혼식 등 각종 행사나 집회의 인원 제한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2020년 3월 22일 정부가 종교시설과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등에 운영 중단을 권고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정부 계획대로 18일 해제되면 757일 만의 종료가 된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을 선언하며 유흥시설을 제외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을 일부 없앤 적도 있다. 하지만 확진자 급증에 따라 일상 회복 47일 만에 다시 식당 카페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했고, 그 이후 거리 두기가 이어지고 있다.

● 전문가들 “거리 두기 재도입도 대비해야”
정부는 이번 방역 해제에 특별한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 감염병 유행이 다시 커지면 언제든 방역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생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에서도 마스크를 벗었다가 유행이 커지면서 다시 착용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도 국민들에게 거리 두기가 재도입될 수 있다는 점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우려도 있다. 코로나19 통계 웹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의 최근 일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27만 명으로 독일(95만 명), 프랑스(92만 명), 이탈리아(43만 명) 등을 넘어서는 세계 1위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르면 이번 여름이라도 다시 유행 규모가 커질 수 있다”며 “방역 완화를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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