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위중증 역대 최다인데…美·英·日 다 쓰는 ‘몰누피라비르’ 허가 답보

  • 뉴스1
  • 입력 2022년 3월 16일 06시 40분


코멘트
코로나19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연일 최다치를 이어가면서, 의료 현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코로나 치료제 종류를 더욱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국내 허가된 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그리고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있다. JW중외제약이 수입해 판매하는 ‘악템라’도 지난 15일 국내 허가를 받은 가운데, 코로나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이 이제 막 적용됐다.

하지만 렉키로나는 오미크론 효과 문제로 국내 사용이 중단됐다. 렘데시비르와 악템라는 당초 코로나19 사멸을 목적으로 개발됐던 약은 아니다. 먹는 약 팍스로비드가 궁극적인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는데, 병용투여 금기 약물을 복용 중이거나 간·신장 기능이 나쁜 경우 사용할 수 없어 제약이 크다.

팍스로비드처럼 코로나19를 겨냥해 개발된 약으로는 MSD사(미국 법인명 머크)의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 몰누피라비르)’도 있다. 하지만 국내서 허가 검토만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4개가 사용되고 있는 백신과 달리 치료제의 선택 범위가 상당히 좁은 상황이다.

16일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팍스로비드는 병용금기 약물이 있고, 간이나 신장 기능이 많이 나쁜 사람한테 처방이 어렵다”면서 “치료 현장에선 치료제 선택 종류가 많을수록 유리하고, 실제 사용할지 안할지는 현장에서 고민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MSD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는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이뤄졌지만 아직 답보 상태다. 현장에서는 몰누피라비르를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상황이 있다는 게 엄 교수의 설명이다.

엄 교수는 “현재 팍스로비드를 못 쓰면 렘데시비르라도 써야 하지만, (주사제여서) 외래치료는 어렵다”며 “몰누피라비르는 30% 정도 중증 예방효과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재택치료 환자에게 줄 수 있는 것이 팍스로비드밖에 없기 때문에 몰누피라비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고, 승인 자체가 안 됐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몰누피라비르는 팍스로비드보다 각 임상데이터 상 치료효과가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팍스로비드처럼 병용금기 약물이 많지 않으며, 음식물 섭취 제한이나 신장?간 장애에 따른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고 약물상호작용 역시 확인되지 않아 재택환자 처방에 용이하다는 시각이 있다.

이에 세계 각국에선 몰누피라비르를 처방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의학저널(BMJ)을 통해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권고 옵션을 포함하는 코로나19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판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개정판에는 백신을 맞지 않은 환자, 면역치료 등으로 면역이 심각하게 결핍된 환자, 고혈압이나 중증 당뇨병 등 고위험군 만성질환자를 포함한 입원 위험이 매우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게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조건부로 권고했다.

몰누피라비르는 WHO의 코로나19 치료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첫번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서, 4827명의 환자를 등록한 6개의 임상을 메타분석한 결과, 대조군 대비 입원율을 46% 감소시켰으며 3.4일 정도 빠른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다.

영국은 지난해 11월 몰누피라비르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내렸고, 미국은 같은해 12월 긴급사용승인(EUA)을 했다. 현재까지 일본과 호주, 대만 등 13개 국가에서 사용승인을 했으며, 호주는 지난 3월 1일(현지시간) 65세 이상의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보험 적용을 발표했다.

MSD는 한국을 포함해 30여국가와 구매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20개국 이상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미국에는 몰누피라비르 310만명분 이상이 공급된 가운데, 약 122만명 이상이 처방받아 복용을 한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에선 7300명 이상의 환자가 복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은 160만명분의 구매 계약 후 지난해 12월 처방을 시작했으며, 올 2월 기준 6만5000명 이상의 환자가 몰누피라비르를 복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케빈 피터스 한국MSD 대표이사는 “코로나 확진자 급증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면서 한국MSD는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 시 몰누피라비르가 필요한 국내 환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공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정부와 협력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지난 15일 0시 기준, 1196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망자도 일일 기준 가장 많은 293명이 발생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